숫자만 보면 뭔가 이뤄져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58개 노선에 97㎞가 무엇을 뜻하는가. 줄잡아 평균 1㎞ 남짓할 뿐이다. 때문에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여론이 드높다. 철강공단지역, 연일대교 인근, 동빈내 항 복원구역 같은 곳이 예산을 중점 배정 받았을 뿐이다. 지난 2년 간의 실적이다.
사정이 이렇고 보니 포항시내 자전거도로는 듬성듬성하다는 표현이 딱들어맞는다. 자전거도로가 이어졌다 끊어졌다 해가면서 시민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 차도와 비좁은 인도를 오르내려야 하니 멀지 않은 곳엘 가려고 해도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칠 지경이다.게다가 목적지에 힘들게 도착해도 자전거를 세워둘 곳이 마땅치않아 도둑맞을 걱정이 떠나지 않는다. 포항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하는 죽도시장이 그 전형이다.
포항시는 올들어 자전거문화담당팀을 새로 꾸렸다. 내년부터는 인프라 확보와 자전거문화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말만 들으면 뭔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만 그게 영 미덥지가 않다. 현 정부가 기능하는 동안엔 움직이는 척하다가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불신이 앞선다.
자전거도로라고 해서 길만 닦아놓으면 일이 끝나는 게 아니어서다. 사고에 대비한 보헝제가 도입돼야 하고, 곳곳에 자전거를 빌려주고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완비돼야 한다.
자전거는 고유가 시대의 대체교통수단이기도 하다. 환경보호와 주민건강증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자전거를 타는 포항시민은 자동차가 무섭다고 말한다. 자동차 운전자는 그들대로 자전거를 바라보는 눈길이 곱지 않다. 자동차 운행에 거추장스럽다는 표정까지도 감추지 않는다. 이래서야 자전거는 애물단지 대접이나 받기 십상이다. 박승호 시장을 비롯한 포항시 직원들이 엊그제 `승용차없는 날’을 맞아 자전거로 출근했다. 이를 통해 포항시 직원들은 포항에서 자전거 타기가 얼마나 불편한지를 절감했으리라 믿는다. 그렇다면 자전거 출근을 더 자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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