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명이 참가한 집회에서 일부 노조원들은 유치원생, 초등학생인 어린이들을 데려왔다. 쌀쌀한 날씨에 어린아이들은 담요를 망토식으로 두른 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손에는 `의료민영화 반대’라고 쓴 팻말이 들려있었다. 반 FTA집회에 어린 자식들을 끌고 나온 부모 아닌 부모들은 3년 전 광우병 쇠고기 난동에 `유모차’를 끌고 나온 얼빠진 엄마아닌 엄마들과 동렬이다.
집회시위 현장은 갈등과 대립의 정점에 놓인 곳이다. 여차하면 경찰과 충돌도 일어날 수 있고 집회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마찰도 예상되는 분쟁현장이다. 이런 곳에 사랑하는 자식을 태운 유모차를 끌고 나서는 엄마는 엄마의 자격조차 없다.
또 FTA를 반대한답시고 자식들을 끌고 나가 피켓을 들게하고 국가원수를 저주하며 욕질하는 글을 써주고 읽게하는 부모는 자기 자식을 예비 폭력사범으로 키우는 것과 다름없다. 얼빠진 부모밑의 자식들이 가엽다.
게다가 한미FTA에서 의료분야는 개방대상이 아니다. 위내시경 비용이 100만 원으로, 맹장 수술비가 1000만 원으로 폭등한다는 주장은 괴담일 뿐이다. 민노총이 주장하는 과도한 의료비용은 공영의료보험이 없는 미국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청년일자리를 못만들어 낸다고 아우성치는 민노총이 수출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FTA를 반대하는 것 자체가 앞뒤 안맞는다.
민노총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고 “현 정부 여당의 재집권을 저지하고 한·미 FTA 반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친북·반미 노선을 비판받고 있는 민노총이 반 FTA를 외치는 진짜 목적을 만천하에 선언한 것이다. 한나라당 집권을 저지해 `좌파정권’을 세우려는 의도로 FTA를 물고 늘어진 것이다.
민노총이 어린 자식들까지 끌어들여 `저주의 굿판’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 일본을 비롯한 10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위한 다자협상에 발동을 걸었다. TPP가 타결되면 유럽연합(EU)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권이 된다. 특히 한미 FTA에 자극을 받은 일본이 적극적이다. 일본은 TPP를 통해 수출로 경제회복을 꾀하고 제조업체의 해외 이전을 막자는 것이다. 우리가 EU,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과정을 부럽게 지켜보던 일본이 공세로 전환한 것이다. 어린 자식들을 추운 거리에 끌고 나와 국가원수에게 욕을 퍼붓게한 부모들은 과연 어릴 때 그들의 부모로부터 어떤 교육을 받고 자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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