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빛나도록 아껴둔 곡 모아 겨울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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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빛나도록 아껴둔 곡 모아 겨울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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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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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률, 겨울 콘셉트로 한 새 음반 `kimdongrYOUL출반…
1998년~2000년 초 미발표곡 수록 

      
 
“사람들`예전의 나같은 곡’이라며 반가워해”
 1999~2003년 버클리서 영화음악 전공 시절
 유희열 “그의 감성 가장 샘솟던 시기”

 
 오랜만에 절규하는 창법·꽉찬 사운드
 드라마틱한 멜로디 만날 수 있어

 
 김동률<사진>이 겨울을 콘셉트로 한 새 음반 `김동률(kimdongrYOUL)’을 15일 발표했다.
 2009년 공연 실황 음반과 지난해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만든 그룹 `베란다 프로젝트’로 음반을 냈지만 자신의 정규 음반은 3년 10개월 만이다.
 지난 14일 소속사인 여의도 뮤직팜 사무실에서 인터뷰한 김동률은 “과거 쓴 곡 중 다른 음반에 수록되는 것보다 빛나도록 아껴 둔 곡을 모아 겨울에 내고 싶었다”며 “또 머릿속 구상을 당시 역량으로 풀어내기 불가능해 잠시 미뤄둔 곡도 있다. 사람들이 `예전의 나 같은 곡’들 이어서 반갑다더라”고 소개했다.
 음반에 크리스마스를 뜻하는 영어의 옛 고어인 `율(YOUL)’을 대문자로 강조하고, 트랙 도입부에 `프레이어(Prayer)’ `크리스마스잖아요’ `크리스마스 선물’ 등 멜로디 자체에 겨울의 당위성을 띄는 곡을 배치했지만 크리스마스 용 음반을 내기로 마음 먹고 쓴 곡들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 수록곡들은 1998년부터 2000년대 초반 써둔 미발표 곡들이 주를 이뤄 10년의 숙성 기간을 거친 셈이다.
 그 기간 중인 1999-2003년은 김동률이 미국 보스턴 버클리음대에서 영화 음악을 전공하던 하던 시절로, 음반 해설 자료를 쓴 유희열에 따르면 그의 감성이 가장 샘솟던 시기. 신곡임에도 10년을 흘려보내고 들으니 과거의 김동률과 재회한 듯 익숙한 서정이 반갑다.
 그는 곡들이 주로 만들어진 유학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제겐 그 때까지가 어른이 되기 직전이었던 것 같아요. 학생이란 울타리에 있으며 제 인생을 확 뒤집을 수 있는 나이였죠. 지금은 제가 어떻게 살 지 막연하게 길이 정해졌지만 그때는 제 인생에서 뭔가에 고민하며 혼란스러운, 가장 행복했고 치열했던 시기죠.”
 이때의 감성이 담긴 곡들 중엔 오랜만에 절규하는 창법, 드라마틱한 멜로디, 꽉찬 사운드도 만날 수 있다. 김동률은 “발라드를 좋아하는 내가 베란다프로젝트로 소박한 음악을 했더니 다시 몸이 근질해졌다”고 귀띔했다.
 대표적인 곡이 2000년 초반 쓴 타이틀곡 `리플레이’. 발라드임에도 5분39초 길이의 웅장한 사운드가 여러 차례 전조를 거치며 펼쳐진다.
 “(1999년 발표된) 이승환 씨의 `천일동안’은 제게 넘을 수 없는 벽처럼 쇼킹한 곡이었죠. 이후 `리플레이’를 썼는데 `천일동안’처럼 완성도를 높이기엔 제작비 걱정과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이번 녹음 때는 오버해서 노래해야 해 고민했죠. 30대 후반인데 마치 교복입고 학생 연기를 하는 것처럼 민망하고 창피했어요. 하하.”
 그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노래한 `겨울잠’은 미국 유학 시절 쓴 소박한 곡으로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노래다.
 그는 “진심에서 우러나 작곡한다지만 순도의 퍼센티지가 조금씩 다르다”며 “그런 의미에서 `겨울잠’은 기존 발표한 `동반자’ `새’ `귀향’ `잔향’처럼 순도가 무척높은 곡이다. 화려한 음반에 넣으면 사장되지 않고 존재감이 있을 것 같아 담았다. 왜 이런 곡은 타이틀곡이면 안될까”라고 반문했다.
 성가 풍의 `프레이어’는 “유학 시절 대위법 숙제를 하다가 만든 곡”이라며 “클래식을 좋아하지만 전공하지 못한 사람이 지적 허영심을 충족한 곡”이라며 웃었다.
 히트곡 `취중진담’에서 술기운을 빌렸던 그는 `크리스마스잖아요’에선 크리스마스에 기대어 사랑 고백을 한다. 그의 주변인들이 말하는 `예민, 신중, 소심, 꼼꼼’한 김동률과 닮은 노랫말이다.
 “`아이처럼’ `취중진담’ 가사에서처럼 제 안에 그런 사람이 있나 봐요. 사실 제가 자신감이 넘치는 스타일은 아니죠. 욕심이 많아 남들보다 멀었다고 늘 만족 못하니 그런 애가 존재하나 봐요. 사랑엔 소심할 때도 아닌 경우도 있는데….”
 깐깐한 성격임에도 김동률에게는 많은 음악 동료들이 있다. 1998년 작곡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에선 유희열, 이상순, 윤상, 정재윤, 이적, 박정현 등 18명의 선후배들이 함께 노래했다. 1990년대 스타일로 편곡하고 당시 유행하던 건반인SY99를 구해 연주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유일한 최근 곡은 올해 초 쓴 박새별과의 듀엣곡 `새로운 시작’. 또 2000년 `희망’ 음반에 담긴 `크리스마스 선물’과 `한 겨울밤의 꿈’을 새롭게 편곡해 불렀다.
 “`희망’은 미국에서 혼자 만든 음반인데 실력이 버거운 걸 무리해 만들어 전곡을 리메이크 하고 싶을 정도죠. `크리스마스 선물’은 캐럴인데 당시 록을 베이스로 한 게 판단 `미스’였기에 이번엔 오케스트라 위주로 편곡했어요. 뮤지컬 풍의 `한 겨울밤의 꿈’은 스윙 발라드로 편곡했고요. 마이클 부블레처럼요.”
 한곡 한곡을 꼼꼼하게 설명한 그는 스스로도 `범생이’ 기질이 있다고 했다. 유학을 택했던 것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대학 교육 4년 후 사회생활 전 지적인 투자를 하는데 평생 음악할 사람이 감으로만 음악하는 건 스스로에게 소홀한 것 같았기 때문”이라며 “또 대학 시절부터 활동해 나름 권태기도 왔다”고 설명했다.
 “사실 공부를 마친 후 다시 돌아오기 싫었어요. 당시 일본 유명 피아니스트 히로미 우에하라와 버클리음대에서 함께 공부했는데 (모차르트를 질투한) 살리에르가 된 것처럼 히로미의 천재성을 부러워하며 제 음악이 하찮게 느껴진 적도 있어요. 그런데 히로미가 `난 3-4분 안에 기승전결 있는 멜로디, 가사를 못 쓰는데 넌 왜 다른걸 부러워하는 지 이해가 안된다’더군요. 그 조언이 와 닿았어요. 제가 가진 장기는한국 사람들의 동시대 마음을 위로해주는 음악이니까요. 이를테면 도메스틱 용 뮤지션, 하하. 그때의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김동률은 공들여 만든 음반을 방송이 아닌 콘서트 무대에서 펼쳐보인다.
 2008년 2만 관객을 모으며 공연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그는 다음 달 24-26일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김동률’이란 타이틀로 공연한다. 절대 나쁘지 않은 무대를 선보일 생각이란다.
 공연 무대만 고려할 뿐, 음악 프로그램 MC인 유희열과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정재형 등 동료들처럼 방송 출연에는 여전히 난색을 표한다.
 “그들을 바라보는 심정은 세가지죠. `일단 잘됐다, 부럽지 않다, 외롭다’예요. 그들의 일상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는 건 보기 좋아요. 하지만 전 `끼’가 없어 그럴 생각이 없기에 부럽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이젠 음악만 해서 되는 시대가 아닌데 제가 고집 피우며 못 따라간다는 시선을 받을 때는 외롭죠.” 자신의 음악들을 모아 뮤지컬로 만들 생각은 없을까.
 “사실 `아바’나 할 수 있죠. 아바의 곡이 뮤지컬 `맘마미아’로 가능했던 건 음악의 가사가 버라이어티하기 때문이에요. 제 노래는 주로 이별 가사여서 극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별만 하고 말 거예요. 하지만 뮤지컬을 위한 창작곡을 써볼 용의는 있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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