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28개 지방의회의원 1500여명이 `지방자치발전촉구 결의대회’란 모임을 가졌다. 엊그제(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이 결의대회는 일종의 `변고’처럼 비치기도 했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방의원들이 `처음’으로 `궐기’한 모양새여서 그랬다. 마치 국회의원들에게 예속된 굴종의 세월을 벗어나 자유를 되찾아야겠다는 몸부림처럼 느껴지는 대목도 있어서다. 에머슨이 이 대회를 봤다면 자신이 쓴 `인생의 방법’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
지방의원들의 이날 요구는 정당공천제 폐지와 소선거구제 환원, 지방의회 직원 인사권의 지방의회 환원, 지방재정 확충 같은 것들이 큰 뼈대를 이루고 있다. 이제까지 문제삼고, 요구해온 사안들을 한데 묶은 내용들이다. 각자 소속 의회에서 기록으로 남겨도 될 일을 굳이 국회 앞에서 목청을 높인 그 심정에 더 관심이 간다. 많은 사람들이 지방의원에게 표정으로 말한다. “나는 당신이 국회의원에게 무엇을 하는지 알고있다.” 실제가 그렇다. `국회의원 사모님’ 모시고 다니는 운전기사 노릇도 해야하고, 그 집안의 대소사도 챙겨야 한다. 가사도우미를 마다않는 의원은 없는지 궁금해질 지경이다.
“우리는 국회의원의 몸종이 아니다.” 이날 모임을 보도한 신문 제목 가운데 하나다. 어쩌면 지방의원들이 직설법으로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이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지역국회의원의 사람’이 되지 않고는 `미운털’신세를 벗어날 수 없으니 도리가 없다. 이는 구조의 문제가 된지 오래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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