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야 경북도내 기초의회에서 의원폭력사태가 벌어져 말썽이 빚어진 일은 한두 번이 아니다. 발길질, 주먹다짐 사례를 일일이 되짚을 필요는 없다. 오래도록 쌓여온 감정의 앙금이 그 원인이었다. 의회를 구성한 면면을 보면 한나라당 일색이었으니 같은당 소속끼리 등을 돌린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최근 벌어진 어깃장은 한나라당과 무소속의 갈등이다. 사건은 느닷없이 일어났으니 돌발한 모양새다. 그러나 그 속을 헤야려 보면 역시 쌓여온 감정의 앙금이 뇌관 노릇을 한 것같이 보인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강풍을 업고 당선된 무소속의 힘이 커져 기초의회에 새로운 구도가 형성된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전국의 기초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처음으로 궐기대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던 게 최근의 일이다. 그때 드러낸 불만은 이제껏 쌓여온 일들의 종합세트라고 해도 지나칠 게 없을만큼 해묵은 내용들이다. 그 핵심은 정당의 지방의원 공천을 폐지해달라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표현을 바꾸면 이젠 국회의원들의 시중이나 드는 신세는 벗어나야겠다는 욕구의 분출이다. 국회의원들이 호락호락하게 고삐를 늦춰줄 것같지도 않다. 풀어주면 당장 치받고 올라올 게 뻔한데 그 곤경을 뻔히 내다보면서 공천권을 포기할 것 같지는 않아서다. 그러나 지방의회에 왜 정당색이 필요한지 이해하기도, 납득하기도 어렵다. 지방의회의원이 지역주민을 뒷전으로 밀쳐놓고 국회의원을 상전으로 모셔야 될 게 뭔가. 지방의원들부터 그게 싫다는데 말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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