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파이넥스3공장을 비롯한 포스코의 대형사업들이 줄줄이 공기(工期)를 여섯 달씩 연장하기로 했다. 그런가하면 지난 6월 강릉시 일반산업단지에서 첫삽을 뜬 포스코의 마그네슘 제련공장은 내년 6월 완공된다. 포항과는 대조된다.
포항경제는 지금 우울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포항블루밸리는 오는 2013년 준공돼야 한다. 1조5천억 원이 들어가는 이 국가산단은 벌써 3년째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사업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려 125조 원이나 되는 빚더미에 깔려 있는 탓이다. 내년엔 착수하겠다지만 관계자들의 희망사항일 가능성 또한 커보인다. 그동안 몇 차례 착공을 장담했으나 미룰 수밖에 없었고 언제 성사가 될지도 알 수 없는 탓이다. 일자리 4만여 개가 허공에 떠있는 꼴이다.
포스코사업의 공기 연장은 당장 플랜트 건설노동자들의 겨우살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이넥스3공장과 스테인리스(STS)1제강합리화 사업 일자리에 희망을 걸고 전국에서 몰려들었던 건설노동자들은 다시 포항을 떠나야 할 처지다. 그 숫자가 3천~4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오랜 동안 발목을 잡아온 포스코 신제강공장 `고도제한’만 풀리면 순항할 것만 같던 각종 대형사업들이 주춤거림에 따라 포항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처지다. 포스코에 지역경제의 큰 몫을 의지하고 있는 포항의 모습이 쓸쓸해보인다.
물론 이러한 사태의 시발점은 글로벌 경제의 침체가 원인이다. 그 충격파가 철강시장 불황에도 타격을 준 결과다. 포스코가 올해 투자액을 1조3천억 원을 줄여 6조 원으로 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포스코의 감축된 올해 투자 규모는 파이넥스3공장을 짓는 돈과 같은 수준이 아닌가. 마치 파이넥스공장 하나가 국제경제 태풍의 힘에 밀려 통째로 날아가버린 것만 같다. 포스코가 비상경제체제로 들어섰다는 느낌까지 주고 있다.
지역경제의 너럭바위와도 같은 포스코가 주춤거리는데도 포항을 이끌어가는 지자체기관들의 자세는 그다지 살갑지만은 않은 것 같다. 포스코 페로실리콘공장의 포항유치에 보여준 자세만 놓고 보더라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도 지역 간판기업의 곤경에 어깃장을 놓는다는 인상만은 주어서는 안될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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