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에 진실함 느껴지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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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에 진실함 느껴지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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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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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로 스타덤 김꽃비, 동성애 다룬 영화 `
창피해’서 주인공 강지우역 맡아 주목
 
16세때 데뷔해 벌써 경력 10년차…주로 저예산·독립영화 출연
일부러 고른건 아니고 들어오는 시나리오 대부분 그런 작품
나는 상업 자본 영화서 필요로 하는 배우가 아닌가 보다 생각

감독님 원래 조연 역할 캐스팅 염두…만나고 나서 주인공 얘기 꺼내
극 중심 되는 인물이지만 성에 대한 수위 높아 겁이 나 고민도
캐릭터 매력 있고 이야기도 재미 있어 눈 딱 감고 하게 돼…

 
`똥파리’로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떠오른 배우 김꽃비(26).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한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으더니 이번엔 동성애를 다룬 영화 `창피해’의 주연으로 다시 이목을 끌고 있다.
 22일 강남구 신사동 카페에서 만난 김꽃비<사진>는 꽤 유명인이 됐음에도 여전히 순수하고 앳된 모습이었다.
 16세에 영화계에 발을 들여 벌써 배우 경력 10년. `질투는 나의 힘’ `여자, 정혜’ `삼거리극장’ `똥파리’에 이어 최근 개봉된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의 목소리 연기까지 대부분 저예산, 독립영화에 출연해왔다. 이번 영화 `창피해’ 역시 저예산영화다. 이런 작품들만 고집하는 걸까.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시나리오) 들어오는 거 대부분 하는 편이에요(웃음). 제가 골랐다기보다는 그 작품들이 절 선택한다고 하는 게 맞겠죠. 기준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들어온 작품을 쳐내고 그런 건 아니에요. 상업 자본의 영화들은 (그 영화에 맞는) 그런 배우들을 필요로 하는데, 내가 그럴 만한 배우가 아니니까 그쪽에서 나를 안 찾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실 어떤 감독님이 저랑 하고 싶었는데 투자자 쪽에서 안 좋아해서 못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어요. 그냥 그런가 보다 했죠.”
 `창피해’ 역시 김수현 감독의 부름에 자연스럽게 응한 경우다.
 “감독님이 원래 처음에는 `희진’(조연) 역할로 저를 생각하고 만났는데, 만나고나서 `강지우’를 시키고 싶으셨나 봐요. 다음에 만났는데, 강지우 얘기를 꺼내시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했죠. 더 큰 역할이고 중심이 되는 인물이긴 하지만, 사실 원래(성애 표현) 수위가 높았고 겁이 나는 거예요. 이전까지 키스신도 한 번 해본 적이 없는데, 애정신을 잘할 수 있을까 싶어서요. 하지만, 워낙 캐릭터가 매력 있고 이야기도 재미있어서 눈 딱 감고 하게 됐어요.”
 영화 속에는 김꽃비가 상대역인 여배우 김효진과 동성간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꽤 농밀하게 표현됐다.
 “스태프들은 아주 조심스러워했어요. 최소 스태프만 남고 거의 빠져 있었고요.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했던 것 같아요. 2년 전에 찍은 건데 그때도 아쉬웠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겠지만…, 그래도 감독님이 잘했다고 칭찬해주셨어요.”
 상대역인 김효진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면 촬영은 더 힘들었을 터. 김꽃비는 한 살 위인 김효진에 대해 “착하고 잘 챙겨준다”며 “촬영 전부터 만나서 많이 친해졌다”고 전했다.
 극중에서는 사랑을 지키려고 하는 윤지우(김효진)를 떠나고 외면하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실제로는 두 사람 중 어느 쪽에 가까운 편인지 물었다.
 “글쎄요. 강지우 쪽은 아니고…윤지우 같으려나. 윤지우 쪽일 것 같아요.”
 전작 `똥파리’가 10만 관객을 넘어 독립영화로서는 기록적인 흥행을 거두면서 상당한 인지도를 얻었지만, 그는 여전히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고 했다.
 “인기요? 인터넷으로만 느껴요(웃음). 평소에는 사람들이 잘 못 알아보는데, 그런 게 좋아요. 인터넷으로는 저에 대해 좋다고 글을 써주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고, 일상에서 살아가는 데에는 방해받는 일이 없으니까요.”
 그는 `똥파리’에 대해 “양익준 감독과 같은 생각을 하고 촬영하며 힘을 많이 얻었고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작품이 워낙 좋고 상도 많이 받아서 내 일생에큰 의미가 있는 영화”라고 돌아봤다.

 그는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 행사에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고 크레인에서 농성 중인 김진숙 씨를 지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평소에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지 물었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사회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요. 무인도에 사는 사람이 아닌 이상, 자기가 속해있는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건 배우냐 아니냐를 떠나 너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부조리나 부당한 일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사회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발언이나 행동의 수위는 어느 정도까지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계속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용기가 크거나 되게 적극적으로 액션을 하는 상황은 아니거든요. 그저 관심을 두고 항상 고민하고 나름의 대안이나 방법을 찾는다면 사람들한테 얘기해주고 싶은 정도죠. 적극적으로 싸우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있지만, 또 너무 치중하면 내 삶을 지키지 못할까 봐 두려운 것도 있고요. 한진중공업 관련해서는 그 정도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한 거라 후회는 없어요. 다만, 뭐든지 이슈가 되면 말들이 많은 거니까…, 일일이 해명하면 좋겠지만 오해하는 사람들도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죠.”
 앞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그는 “`이 배우는 참 진짜 배우 같아’ 하는 그런 느낌, 진실한 배우 같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 말 속에서 이미 진정성이 느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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