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3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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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3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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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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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주망태가 된 술꾼의 걸음새는 앞으로,뒤로, 옆으로 비틀거려 갈짓자(之)그대로다. 그러면서도 이 술꾼은 가족이 기다리는 보금자리를 향해 조금씩이나마 전진하기는 한다.그 전진거리가 얼마나 될까?  어느 호사가가 이를 통계잡아 “ 술꾼이 걸어간 각각의 직선코스의 평균길이에 전환 횟수의 제곱을 곱한다”는 공식을 만들었다. 예컨대 그가 1백회 방향을 바꾸고 그때마다 직선으로 평균 1m를 나갔다면 10m는 전진한다는 얘기라고 했다.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 게 아니다. 지난달 이맘때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직원들에게 절주를 적극 권장한 일이 생각나서다. 그때 정 회장은 음주증상이 나타나는 안경을 쓰고 바닥에 그린 파란선을 따라 몸소 걸었다.화살을 바구니에 던져 넣어보기도 했다. 포스코가 개발한 음주상태 자가진단 장치였다. 이미 직원들의 `흡연율 0%’에 도전해 성공을 코앞에 둔 터여서 이날 정 회장의 시연은 금주령으로 풀이됐다.
 정 회장이 이번엔 골프금지령을 내렸다. 사실은 철강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니 골프를 자제해달라는 편지를 직원들에게 띄운 것뿐이다. 그러나 어느 영이라고 감히 골프채 메고 희희낙락 골프클럽을 드나들 강심장이 있을 것인가. 금연,금주에 이어 골프장 출입까지 발이 묶였고 보면 면벽참선이나 하라는 소리냐고 볼이 부은 직원이 없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포스코의 골프금지령이 아니어도 골프는 곧잘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곤했다. 특히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으면 금지 `0순위’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란 이유다. 게다가 국가에 중대한 일이 터진 날 골프를 즐긴 죄로 고개 숙인 공직자들이 수두룩했던 터다. 그렇다고 골프장 출입이 완전히 끊어지지도 않았다. 공무원들의 일탈이 들통나 말썽을 일으킨 게 어디 한두 번인가. 포스코의 기강은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거리다. 골프욕구를 측정하는 장치를 개발할 수는 없을까? 망상이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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