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위대한 발견이 흔히 그러하듯 그의 터널공법에도 행운이 따랐다. 그의 전기를 보면 조선소 경내를 거닐다가 선재(船材)에 뚫린 좀조개 구멍을 우연히 보게 됐다. 그때부터 관찰에 매달려 좀조개가 딱딱한 나무에 구멍을 뚫는 방법을 알아냈다. 이 방법을 그대로 원용한 그는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템스 강 밑 터널을 뚫는 데 성공했다. 강바닥이 무너지지 않도록 벽을 쌓는 방법까지도 좀조개가 스승이었다.
울릉도 일주도로 가운데 미개통 구간을 잇는 공사가 어제(5일) 첫삽을 떴다. 2016년 완공 예정이다. 지금껏 46년 동안 막혀 있었으니 50년 공사가 되는 셈이다. 울릉읍 저동리(내수전) ~ 북면 천부리(섬목)를 잇는 4.4㎞ 구간이다. 이 가운데 3.5㎞ 구간에 터널 3곳을 뚫어야 한다. 난공사 구간임을 알 수 있다.
기공식엔 지역 유지들과 주민 1천여명이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울릉군민 숫자를 생각하면 숙원의 강도가 감지되고도 남는다. 템스 강 하저터널을 구경하려는 주말 인파는 5만명이 넘었다. 엘리자베스 1세 여왕과 남편 알버트공을 위해 진흙탕길에 깔았던 손수건 값이 치솟기도 했다. 울릉도 일주도로 개통공사 소식을 듣고나니 템스 강 하저터널 공사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울릉주민들의 삶이 크게 좋아질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50년 걸려 이루게 될 경사는 그만큼 더 값진 것이 될 것 또한 눈앞에 보이는 일이다. 이런 때엔 `경사났네 경사났어’보다 더 어울리는 표현이 없을것 같다.
김용언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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