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자 선출은 `도박’이 아니다”
  • 경북도민일보
“국가지도자 선출은 `도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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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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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안된 `아마추어 정치인’ 에 열광하는 국민성
(newdaily.com)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에서는 `누구나’ 서울시장 또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나’ 그 자리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자리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어야 하고 합당한 훈련과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금 우리 국민에게 닥친 과제가 바로 이것이다.
 노무현의 등장은 `돌풍’이었다. 그러나 그 `돌풍’은 먼지바람만 일으키고 `삭풍’으로 사그러들고 말았다. 그는 대통령 퇴임 후 “개인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준비된 조직적 세력도 없이 정권을 잡았고 우리 사회가 미처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개혁을 하려고 한 것이 무리였다”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려고 한 것이 오류였다고 실토했다. 이 말은 안철수든 누구든 새로운 인물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참신한 지도자가 나타나 단번에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오산이다.
 정치권을 비판만 하던 정치 아마추어들이 정치판에 뛰어들고 있다. 교수와 승려까지 정당을 만들겠다고 한다. 교수는 교수다워야 하고 종교인은 종교인다워야 하는데 본분보다는 정치에 기웃거리는 현실이 우려스럽다. 시민운동가라기보다 `협찬전문가’같은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이 되었고, 그의 동료 안철수는 기세 오른 시민세력과 불만에 찬 민심을 올라타고 단번에 대선 예비후보 선두권에 떠올랐다. 우리의 고민을 해결할 `구세주’가 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올 것이 왔다”고 했다. 안철수가 과연 `구세주’가 될 것인가?
 `안철수 신드롬’은 정치가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여론형성 과정의 결과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다가 양보했을 뿐이며, 정치를 하겠다거나 대선에 뜻이 있다거나 한마디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내년 총선을 노리는 정치지망생들이 `안철수 바람’을 타려하니 `안철수 신당설’이 뜰 수밖에 없었다. 후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현상이다.
 그가 젊은 세대의 우상이라지만, 정치적 행정적 경험도 없는 `미지수’의 인물일 뿐이다. 안철수하면 떠오르는 것은 `의사’ `컴퓨터 바이러스 개발자’ `청춘콘서트’가 전부다. 그가 온갖 난제가 얽히고설킨 현실에서 국가경영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무런 보장도 없다. 한미FTA 등 국가현안에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입을 연적도 없다. 개인 역량이 뛰어나다해도 정치세력의 뒷받침 없이 당선되기도 어렵고 당선되었다 하더라도 뜻을 펴기 어렵다. 따라서 그가 대선에 나서려면 기존정당의 힘을 빌리거나 새로운 정당을 급조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당선된다면 그는 제휴세력의 압력에 시달릴 것이다.
 책임감 없이 말로만 하는 비판은 쉽다. 민주주의는 복잡한 매커니즘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에게 경륜과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제는 국가지도자까지 아마추어로 물갈이하자고 나서고 있다. 미국 대통령 전문가 리처드 뉴스타트는 “대통령직은 결코 아마추어가 앉을 자리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경제’가 문제라고 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서민들이 고통 받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만의 문제인가? 경제난은 세계적 현상이다. 만성화된 글로벌 경제위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한국은 국가신용 등급이 올랐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잘하고 있는 편이다. 부정부패를 비난하지만 과거 정권때의 `권력형비리’는 아직 없다. 잔챙이들의 `이권챙기기’ 정도다. 온갖 세력이 4대강을 물어 뜯었지만 4대강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물난리를 겪은 탁신 전 태국총리가 4대강을 `견학’왔을 정도다. 한미FTA로 난리 굿판을 벌이지만 일본은 한국을 부러워하고 있다. 그런데 4년 전 모든 것이 노무현 때문이라 했고 이제는 이명박 때문이라 한다. 대통령 해먹기 정말 어려운 나라다.
 정치는 현실이다. `매직 솔루션’(magic solution)이란 없다. 차선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정당이 신뢰를 잃었다면 반성하고 시정해야 한다. 선거를 겨냥해 이합집산하고 신장개업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다. `안철수 신당’이나 `제3 정당’은 선거 대목을 노린 것에 불과하다. SNS에 떠도는 `괴담’에 휩쓸려 무조건 싫다거나 좋다는 감정적 투표로는 민주주의를 성숙시킬 수 없다. 요즘 정치판과 그 주변을 보면 `괴승 신돈’이 날뛰던 고려 말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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