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뮤지컬쟁이…나의 길은 배우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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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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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본고장 뉴욕 브로드웨이서 `영웅’주인공 안중근 역 열연 `정성화’

“美서 공연한다는 것 자체가 긴장… 공연할수록 현지 반응 좋아
 첫날 초인적 힘 발휘하며 연기…기립박수 받을 때 눈물 핑 돌아”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다룬 뮤지컬서 3년째 주인공
 제작 관계자 “다른 배우 찾기 어려울 정도로 배역에 딱 맞아”

“무엇을 하든 그 순간만큼은 `쟁이’가 돼야한다 생각…
 무대든, 카메라 앞이든 어느 곳이든 잘 녹아드는 배우 되고파”

 
 뮤지컬의 본고장 뉴욕, 브로드웨이의 가장 큰 극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뮤지컬 `영웅’의 주인공으로 선 그였다.
 지난 토요일 2회 공연을 마치고 일요일 저녁 공연을 앞둔 18일 오후. 얼굴도 푸석하고 목소리도 약간 갈라질 정도로 컨디션은 좋지 않았지만 배우 정성화는 연방 크게 웃었다.
 “어제 저희가 1등을 했거든요. 하하”
 뮤지컬 예매 순위에서 부동의 1위 `맘마미아’, 조승우가 출연하는 `조로’와 1-3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다 첫 1등을 했던 것. 그 중 `창작 뮤지컬로는 유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산 뮤지컬이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 것은 `명성황후’ 이후 `영웅’이 두 번째.
 그는 “미국에서 공연한다는 것 자체가 긴장되는 일이었지만 공연을 할수록 환호를 보내주고 현지 언론 반응도 좋았다”고 전했다.
 “첫날에는 본 공연 전에 테크 리허설, 드레스 리허설까지 공연을 세 번이나 했어요. 긴장할 새도 없이 너무 힘들었죠. `집중하지 않으면 난 죽는다’는 생각에 정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것 같아요. 기립박수를 받을 때야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이토 히로부미 저격에 성공하고 나서 일본 재판정과 사형대 위에 서는 마지막 장면은 하이라이트다. 그는 “공연 내내 했던 에너지를 다 합하고 남은 마지막까지 짜내는 것”이라고 했다.

 “(2009년 초연) 첫날 공연은 잊을 수 없죠. 이대로 하면 쓰러지겠다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은 덜 들고, 그렇게 힘들다가도 공연 끝나면 또 아무렇지 않아요. 하하”
 그는 “사실 처음 하루 2회 공연할 때 저녁 공연을 위해 낮 공연에서는 (힘을) 조절하기도 했었는데 오히려 더 힘이 안 나더라”며 “힘들어 죽을 것 같긴 하지만 두번 다 세게 하는 게 맞다”고 했다.
 정성화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다룬 뮤지컬 `영웅’의 초연부터 재공연, 브로드웨이 공연, 그리고 지금 세 번째 시즌까지 주인공 안중근으로 무대에 서 왔다.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태풍으로 공연 자체가 취소된 것이 가장 큰 `사고’였다면 초연 때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독립군, 일본군 등 앙상블 5명이 옮는 바람에 일본군이 독립군이 되기도 하고 결국 숫자가 줄어들기도 했다.
 그리고 정성화의 `영웅’도 조금은 바뀌었다.
 “처음에는 영웅의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눈에 힘주고 비장하게. 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세게 불렀고요. 시간이 지나다 보니 반대가 좋구나 생각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디테일한 것들이라 관객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요.”

 `맨 오브 라만차’에서 조승우와 더블 캐스팅되면서 뮤지컬 마니아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뮤지컬 배우’로 좀 더 널리 이름을 알렸지만 `영웅’으로 그는 제작 관계자가 “안중근 역에 다른 배우를 찾기 어렵다”고 귀띔할 만큼 확고히 자리 잡았다.
 관객과 무대를 압도하는 풍부한 성량은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감초 연기, 어느새 사라져 가는 `개그맨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아예 잊게 만든다.
 고등학교 때 `웃기는 친구’로 정평이 나 `우리 학교에서 훌륭한 코미디언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예능 장학금까지 받았던 그가 개그맨이 되고, 넘치는 끼로 영화나드라마에서 감초 연기를 선보이는 것은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는 그의 노래 실력은 타고난 듯하다. 그는 `신이 주신 능력 같은 게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까지 교회 성가대 활동으로 사춘기를 버티며 가출도 안 했고 인천 시내에서 상을 휩쓸고 다녔다”며 유쾌하게 자랑을 했다.
 현재는 자신을 `뮤지컬쟁이’로 소개하는 그는 영화 `댄싱퀸’ 개봉도 앞두고 있다. 무대든, 카메라 앞이든 어느 곳에서도 잘 녹아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무엇을 하든 그 순간만큼은 `쟁이’가 되야한다고 생각해요. 영화배우나 뮤지컬 배우나 앞에 붙은 것이 달라지는 것이지 끝에는 그냥 배우잖아요. 저의 길은 그냥 배우의 길이라고만 생각해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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