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와 `보수’가 정신차려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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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와 `보수’가 정신차려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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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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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우리나라 최상위권 부자들만 사는 동네다. 그런 타워팰리스에 입주민이 주문한 음식을 배달하려면 경비실에 `주민등록증’을 맡겨야 출입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보안’이 그 이유다. 현행법상 공공기관이나 경찰도 시민에게 주민등록증 제시를 요구할 수 없다. 서울시는 작년 최고 24층까지 재건축이 가능한 압구정동 24개 아파트단지를 `최고 50층’ 까지 신축을 허용하되 아파트와 한강 수변을 잇는 비용 절반을 아파트 주민들에게 부담시키려 하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아파트 가치는 크게 상승하겠지만 내 땅 25%를 기부채납해야 하고 외지인이 드나드는 게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타워팰리스와 현대아파트 주민들의 모습은 우리나라 부자들의 `맨얼굴’이다. `푸어리치’(거지부자)다
 새해 첫날 재벌닷컴이 발표한 우리나라 부자현황에 따르면 허용수 GS전무 장남인 허성홍은 올 나이가 10세에 불과하지만 그의 재산은 385억 원에 이른다. `20대 젊은 부자’ 100명 가운데 자수성가형은 19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재벌 2~3세다. 재벌 할아버지와 재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이다. 재벌들의 `쌩얼’이다.
 `보수’의 또 다른 한 축인 지배엘리트들의 모습은 어떤가. 행정고시와 사법고시 합격자의 10% 이상이 병역을 면제받았고, 노른자위 부서 공무원들의 면제율이 유난히 높다. 장차관 후보자 상당수가 병역면제에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이중국적, 논문표절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공통점도 발견됐다.
 작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는 젊은이들의 시위가 세계를 휩쓸다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여의도를 점령하라”는 시위다. 그들은 `1대 99’의 양극화에 분노하며 모여들었다. 재작년 지방선거에서부터 작년 서울시장선거까지 2030세대가 분노의 표를 던진 것은 바로 `양극화’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우리 사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진전됐느냐’는 여론조사에 20대의 57.9%가 “후퇴했다”고 응답했고 30대도 51.5%가 같은 대답을 했다. 한미FTA 괴담, 광우병괴담에 크게 흔들린 것도 이런 불신 때문이다. 정부가 “재벌을 편든다”는 비난을 받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이 들끓는 가운데 이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비리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온다. 역대정권으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증거다. 지금 이명박 정부 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보수가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얼마 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전월세 대란 시대를 사는 교회와 성도의 실천지침’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운동을 시작한 이동원 목사는 “교회 건물 확장보다 무주택 서민을 위한 집이나 지방대학생을 위한 학사관 등을 마련하는 데 힘씁시다. 부동산 임대로 생긴 돈은 가난한 이웃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나눕시다. 교회건물은 공부방이나 도서관 등 섬김의 공간으로 개방합시다”라고 호소했다.
 우리나라 보수가 위기다. 보수의 위기는 대한민국의 위기다. 가진자와 힘있는자들이 각성하지 않는 한 이 위기는 계속되고 심화된다. 사회가 무너지면 보수는 설 자리가 없다. 사이비 승려와 목사, 신부들이 들끓고, `나꼼수’같은 변태가 설치는 이유도 보수가 부도덕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보수와 부자들이 정신차리는 한해로 기록되기를 바란다. 그게 그들의 지위와 재산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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