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동해안을 누비고 있는 고래는 10만 마리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 사정을 꿰뚫고 있는 어선 선장들의 추정이다. 그러나 관계당국의 파악은 사뭇 다르다. 모두 35종 6만9700여 마리로 보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분석이다. 이 가운데 6만8천여 마리가 돌고래라는 이야기다. 그러니 동해엔 돌고래만 득실거린다 해서 지나칠 것도 없는 정도다. 때문에 어민들의 그물에 걸려 죽는 고래도 해마다 200마리를 훨씬 웃도는 실정이다.
개체수가 늘어난 고래 떼가 어민들에게 끼치는 해악은 물고기를 먹어치우는데 그치지 않는다. 어민들의 그물을 찢고 집어등 불빛을 보고 몰려드는 오징어떼를 흩어놓기 일쑤다. 그러니 어민들은 출어비용조차 건지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어민들의 눈에는 동해 돌고래 떼는 포경을 허용해 마땅한 유해어류일 뿐이다. 농민들의 눈에 비치는 멧돼지떼와 다를 게 없다. 육지에서는 멧돼지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해마다 수렵장을 열어 전문 엽사들의 수렵을 허용해오고 있다. 바다의 돌고래떼에게도 이와 마찬가지 조치가 허용돼야 한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
어민들의 주장에 무리수는 없는 것 같다. 고래를 잡되 일정 기간만 허용하자는 요구다. 상업포경으로 고래의 씨를 말리려 드는 것과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당국은 고래 관광을 육성하려하고 있으나 뜻한 대로 성과를 올리는 것 같지도 않다. 고래를 보호하면서 한편으로는 솎아도 내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웃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덮어놓고 고래를 보호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