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근절은 사회구성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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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근절은 사회구성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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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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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시절에 겪었던 일이다.  그 당시 과일을 재배하는 농가들 대부분은 아카시아로 된 담장을 치거나 탱주나무를 심어 과일 도난 방지에 힘을 쓰고, 그것도 못미더워 움막을 지어서 숙식을 하면서 과수원을 관리했다.  어느 날 집에서 기르던 닭이 집 옆 포도밭으로 들어가서 밭을 헤집고 다니는 것을 본 어머님께서 닭을 몰아오라고 하기에 밭으로 들어가서 닭모리를 하다가, 때 마침 밭주인 아들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오이 밭에서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는 속담이 있듯이, 나는 형의 눈에 포도를 따먹으러 침입한 것으로 비춰졌던 것 같다.  형은 나 보다 두 살 위였고, 그 당시 중학교에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좁은 동네다 보니 모두들 친인척의 연으로 맺어진 사이였으나,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형에게 미운털이 박혀 버렸는지 등하굣길에 형과 맞주치기라도 할 때면 “너 우리 밭에서 포도 도둑질 했지”라고 추궁을 하며 지속적으로 괴롭혔지만 감히 대항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고, 어린 마음에 그 공포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후 우연히 그 형을 만나 그 당시 겪었던 일을 이야기하니 자신은 그 일을 잊어버린 듯 기억하지 못했고, “어릴 적 철 없이 한 행동으로 이해해 달라”는 말을 해 그냥 쓴 웃음 한번으로 화해 아닌 화해를 한 적이 있다.  이처럼 작지만 지속적인 괴롭힘은 당한 사람에게는 마음에 잊혀지지 않은 깊은 상처를 안겨주는 것이다.  세월이 변했지만, 지금도 학교 폭력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집단 따돌림 이라는 뜻의 `왕따’라는 말이 생겨났고, 대구에서는 동급생으로부터 폭력을 견디다 못한 학생이 유서를 써 놓고 자살한 중학생의 안타까운 사연, 학교 폭력의 후유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학생의 사연 등 일일이 거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학교폭력이 사회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학교 폭력이란, 학교나 학교 주변에서 학생 상호간에 발생하는 의도성을 가진 신체적, 정식적, 성적 가해 행동을 가리키며, 고의적 괴롭힘이나 따돌림, 금품 갈취, 언어적 놀림이나 협박과 욕설, 신체적 폭행이나 집단적 폭행 등이 그 범주에 속하며, 학교 폭력을 당하는 아이가 그로 인해 심리적 혹은 행동적 고통과 불편함, 인격침해를 느꼈다면 그 또한 엄연한 학교 폭력이라 볼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우선 부모는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자녀가 피해를 입은 사실이 있는지 아니면 내 자녀가 다른 아이에게 괴롭힘을 주는지를 면밀히 살피고 지도함과 동시에, 경찰, 교육기관, 각 사회단체 등 에서는 학교 폭력 예방 프로그램 개발과 지속적인 교육 실시와 지도 점검 및 단속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근항(청도경찰서 정보보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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