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를 보면서 후보측이거나, 유권자이거나 선거의식 전환이 무척이나 느리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하게 된다. `과태료 50배’ 제도가 시행된지가 벌써 얼마인가. 그런데도 선거때마다 과태료폭탄을 맞는 사례가 사라지지 않는다. 시골 유권자 뿐만 아니라 서울의 대학생들 마저도 과태료 폭탄을 맞고 있다. 아직도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의식의 올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다. 안타깝고도 답답한 노릇이다.
봉화군 물야면에서는 함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부부가 6쌍이나 된다. 이들의 과태료는 400여만원 씩이다. 이야말로 되로 받고 말로 줘야 하는 불행의 전형이다. 이번 경우를 보면 순박한 농촌인정이 도리어 덫이 되고 말았음을 알 수 있다. 횟집 개업식이란 꾐에 빠졌지만 선거사무소 개소식이란 걸 알게되고도 단호하게 뿌리치지 못한 게 불행의 빌미였다. 그러고도 돌아오는 길에 또 저녁대접을 받았고 예비후보자의 인사까지도 받았다고 한다. 선거때면 볼 수 있는 `구태’의 반복일 뿐이다.
다른 지역은 제쳐놓더라도 경북지역에서만 되풀이되는 구태가 벌써 몇 번째인가. 2008년 청도군수 선거때 벌어진 사태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전세버스를 탄 `자수’행렬이 이어졌고 선거운동원들이 자살까지 했었다. 봉화지역은 각종 선거때마다 유독 금품공세에 시달리는 것 같다. 2006년 5·31지방선거 때에도 매표의 덫에 걸린 주민이 130여명이었다.
이제는 모두가 정신을 차리고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권자를 속여 덫속으로 끌어들이는 수법을 과감히 뿌리칠 수 있어야 한다. 순후한 인심, 야박하지 못한 인정을 악용하는 `꾼’들의 검은 손은 이제 구별할 수 있을 때도 됐다. 선거때마다 돈 몇 푼에 코를 꿰어 결국 망신의 길로 들어서는 신세는 되지 말아야 한다. 뒷거래 선거는 이번으로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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