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 청춘의 열병…`마이 백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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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 청춘의 열병…`마이 백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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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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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된 두 남자의 죽음…이제서야 뒤돌아 본 지난날
 
 

세상을 바꿀 혁명 꿈꾸던 젊은이들이 겪은 격동의 시대
질풍노도 청춘들의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정서 전달
日 새 세대귀재 노부히로 감독의 섬세한 연출 돋보여
 
 
 이제 막 성인이 된 20대는 흔히 `인생의 황금기’ `푸르른 봄(청춘)’으로 정의된다. 그 시기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이들에게는 영원한 그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20대는 10대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질풍노도의 시기’이기도 하다. 어린시절 동경하던 영웅처럼 나도 어서 멋진 존재가 되어 세상을 내 뜻대로 움직이고 싶은 마음, 그럴 수 있으리라는 근거 없는 믿음은 젊은 피를 들끓게 한다. 또 그런 열병의 뒤편에는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초조가 따라다닌다.
 여기 두 젊은이도 마찬가지다. 사와다(쓰마부키 사토시 분)는 1969년 도쿄대를 졸업하자마자 멋진 저널리스트를 꿈꾸며 기자가 됐다. 그러나 정통 신문사가 아니라 신문사의 자매지인 잡지사로 발령받고 자신의 일에 뭔가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학생운동 조직 전공투(전공투)의 시위 현장을 취재하는 선배를 따라다니며 특종을 꿈꾸던 사와다. 그의 앞에 비슷한 또래의 한 남자가 나타난다.
 언론을 이용하기 위해 사와다에게 접근한 우메야마(마츠야마 겐이치)는 대학 시절에는 학생운동의 중심 세력이 되지 못하다가 사회에 나와 작은 조직을 만들고 혁명을 준비한다.
 그는 체제를 뒤엎는 폭력 투쟁을 꿈꾸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허세를 떤다.
 우메야마는 `진짜’ 혁명가가 되려는 열망으로 군의 무기를 탈취하는 계획을 세우고, 사와다는 우메야마에게 자신에게만 특종을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군에 잠입한 우메야마의 조직원들이 엉뚱한 사고를 저지르면서 이들의 계획은 어긋나고 만다.
 영화 `마이 백 페이지’는 1969년부터 1972년까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물이다. 이 시대는 공산주의 혁명을 기치로 내건 전공투 운동이 대학가를 비롯해 젊은 세대를 사로잡은 시기다.
 영화는 아사히신문 기자였던 가와모토 사부로가 자신의 경험을 기록한 논픽션 에세이 `마이 백 페이지: 어느 60년대 이야기’를 바탕으로 불꽃 같았던 한 시대를 추억한다. 그러나 영화는 그 시대에 대한 거시적인 접근보다는 뜨겁게 청춘을 지나는 이들의 복잡한 내면을 세밀하게 파고들며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정서를 전달한다.
 `린다 린다 린다’(2005),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2007) 등으로 일본의 새 세대귀재로 인정받은 야마시타 노부히로(36)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신선한 소재를 자기식으로 잘 요리했다. 무거운 시대와 인물들을 얘기하면서도 감성이 살아있는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다른 듯 닮은 두 주인공을 나름의 색깔로 개성있게 표현한 두 스타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와 마츠야먀 겐이치의 연기도 돋보인다. 쓰마부키는 아직 앳된 인상이 남아있지만 진지한 고뇌를 썩 잘 표현했고, 마츠야마는 광기와 순수를 모두 지닌 열정적인 인물을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긴 상영시간과 전반부의 정적인 전개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청각 장애인들의 관람을 위한 `배리어프리’ 버전이 동시 개봉된다.
 배리어프리 버전은 김성호 감독이 한국어 자막과 음성 해설을 넣는 연출을 맡았고 배우 한효주가 음성 해설을, 배우 김동욱과 서준영, 유다인 등이 더빙 연기를 녹음했다.
 상영시간 142분.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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