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람한 금강소나무 후손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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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람한 금강소나무 후손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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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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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는 우리 민족과 오랜 세월 함께 동고동락해왔다. 그래서일까? 소나무는 한국인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무이다.  누구나 그렇듯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태어나 솔밭에서 뛰어 놀며 성장했고, 굶주렸던 시절 소나무 껍질과 뿌리는 우리의 배고픔을 달래주었으며 생을 마감할 때에도, 삭풍이 불어오는 무덤 옆에도 늘 함께 있었다. 소나무 없는 산이 상상이 되는가?  이처럼 소나무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하다. 2010년 산림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약 68%가 소나무를 가장 좋아한다고 답했다. 은행나무가 2위로 약 6%인 것을 봤을 때 선호도에서 약 11배나 차이가 난다. 이쯤 되면 가히 편애라고 해도 될 만큼 소나무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이런 소나무 가운데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소나무가 있다. 바로 백두대간 줄기를 따라 분포하고 있는 금강소나무이다. 금강소나무는 보통 소나무와는 달리 잔가지가 적고 곧게 자라며, 재질이 매우 단단해 조선시대 때부터 봉산(封山)제도를 통해 보호받으며 임금의 관이나 궁궐의 대들보 등 중요한 용도에만 사용해왔다.  하늘을 향해 시원스럽게 솟은 자태처럼 브랜드 가치 또한 어느 나무보다도 높다. 2009년 안타깝게 화재로 소실된 국보 제1호 숭례문 복원에도 사용된 사례에서 보듯이 금강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살아 숨 쉬는 문화재 복원이나 한옥용재 등으로 그 수요가 매우 높다.  최근 들어 이 금강소나무가 기후변화 현상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산림보호구역 지정 등을 통해 인위적인 간섭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소나무재선충병 등 산림병해충과 산불은 여전히 큰 위협요인이다. 또 60년 이상의 노령목이 많고, 활엽수 간섭 등으로 인해 자연발아가 잘 되지 않는 지금 금강소나무 숲의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 대(代)가 끊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말하자면 지금부터라도 모두의 노력으로 금강소나무 후손을 키우고 잘 가꾸어 우리 자녀들에게 온전하게 물려주는 일이 시급한 것이다.  그 가장 기본적인 일을 금강소나무의 본 고장, 경북 봉화군 춘양면에 있는 남부지방산림청 소속 춘양양묘사업소에서 우직하게 하고 있다.  춘양양묘사업소는 1926년 발족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양묘장이다. 오랫동안 영남지역 금강소나무 보급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양묘사업소는 꾸준한 선진 양묘 기법 도입, 기후변화 대응 시범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며 우량한 금강소나무 묘목 생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재 복원용 목재 등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금강소나무 묘목 생산량을 매년 늘려가고 있으며 올해에는 약 130만 그루를 생산·보급할 계획인데, 이는 2007년 58만 그루에 비해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이다.  또, 국립산림품종센터를 통해 우수한 종자 분포지로 판명된 봉화 석포, 울진 소광리 등에서 지속적인 종자 채취와 함께 밀도 조절, 병해충 방제 등 생육환경 개선사업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금강소나무 종자 생산부터 산에 심어질 때 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종자이력 카드를 통한 엄격히 관리와 더불어 내년부터는 한국임업진흥원 등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묘목품질 인증제도’ 도입을 통해 지속적인 품질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최근 기후변화로 종자결실에 많은 영향이 있는 여건을 감안 클론(clon, 복제)묘목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합나무 클론묘 성공을 계기로 올해부터 관련 연구가 시작되면 몇 년 후에는 우수한 형질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금강소나무 클론묘도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  이른 아침, 묘포장에 나가 햇살을 한가득 머금은 새싹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국민들의 성원과 산림 가족들의 보살핌으로 우리 손자·손녀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 다시 한 번 우람한 자태를 뽐낼 금강소나무를 기대해 본다. 남성현(남부지방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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