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도시 이미지가 딱딱하다. 포항이라면 누구에게나 떠오르는 것이 철강도시인 까닭이다. 그러면서도 관광도시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여기엔 동해 바닷물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도심 바로 곁에 해수욕장을 갖고 있는 포항으로서는 천혜(天惠)를 누리고 있다 할 수 있다.
포항이 바다 뿐만 아니라 도심 또한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깨끗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굳이 부인하려들 필요는 없겠다. 그 노력 가운데 하나로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을 꼽을 수 있다. 삭막한 상가에 인공 개천이 흐르자 모두가 환영하고 나섰다. 2007년의 일이다. 중앙상가 실개천은 조성된 이듬해엔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을, 지난해엔 아시아도시경관상을 받았다. 특징없던 보통상가의 관광상품 노릇까지 해왔다.
관광명소라고 일컬어질만큼 인기를 모아온 중앙상가 실개천이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 실개천물이 기피의 대상이 될 정도로 지저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실개천물을 피해다니는 사람까지 있다고 한다. 안 봐도 알만하다. 담배꽁초를 비롯한 쓰레기가 널려있는 광경이 훤히 보인다.
포항이 만들어낸 실패작 가운데 하나가 동비내항의 물길을 막아버린 짓이었다. 괴어있는 물은 반드시 썩게 마련이다. 동빈내항이라고 예외일 수가 없다. 여기게 온갖 쓰레기까지 마구잡이로 버려왔으니 도심 흉물이 되고마는 것은 정해진 차례가 아닌가. 이제와서는 많은 돈을 들여 복원과 미화작업을 하고 있는 처지다. 화근을 스스로 불러들인 꼴이다.
중앙상가 실개천거리를 또다른 동빈내항으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시민들의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단속원이 두눈을 부릅뜨고 지켜서서 담배꽁초,쓰레기를 단속해야만 한다면 너무 씁씁해진다. 자율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타율과 강제가 들어설 수밖에 없다. 양식(良識)을 의심받을 짓은 아예 멀리하는 것 또한 양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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