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처형된 이튿날인 31일 이라크는 산발적인 폭탄테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우려했던 저항세력의 움직임이 본격화하지는 않고 있다.
바그다드는 격렬한 찬반집회가 벌어졌던 지난달 5일 1심 판결 때와는 달리 24시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거나 사형 찬반 세력 간 눈에 띄는 무력충돌도 아직 벌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후세인의 고향 부근인 티크리트와 수니파가 모여 사는 사마라 등 일부지역엔 소요사태를 우려,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후세인 지지세력은 숨을 죽이고 있는 가운데 그의 사형집행을 환영하는 시아파 주민들이 바그다드 사드르시티와 시아파 성지 나자프 등에서 거리행진을 벌이며 축제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하지만 일부 수니파를 중심으로 한 후세인 지지세력은 `복수'를 맹세하고 있어 언제라도 유혈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그야말로 이라크는 `폭풍전야'의 고요 속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형 뒤 폭탄공격 등으로 이라크에서 90∼1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지만 이 공격을 후세인 지지세력이 주도했는지 확실치 않은 데다 일일 사망자수도 사형 집행 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사형집행으로 폭력사태가 급증했다고 속단하긴 어렵다.
처형된 후세인의 시신은 그의 고향인 살라후딘주(옛 티크리트주) 대표단이 수습해 그의 출생지인 오우자 마을 공동묘지에 매장됐다.
이 공동묘지엔 2003년 7월 모술시에서 미군과 교전하다 숨진 후세인의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의 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랍권 언론은 31일 후세인의 사형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도 이슬람의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에 맞춰 형을 집행한 데 대해 무슬림의 정서를 무시한 경솔한 행동이라고 크게 유감을 표시하는 분위기다.
한편 AP통신은 30일까지 미군 월 사망자가 109명에 달했고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이래 미군 사망자는 모두 2천998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들어 월 사망자로는 가장 많고 이라크전 개전 뒤 2004년 11월(137명)과 그해 4월(135명)에 이어 세 번째 많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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