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라면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프다고 투덜대는 사람이 많다. 보통 사람이 가감승제만 알면 됐지 미적분이나 삼각함수를 배워 어디에 써먹느냐고 따지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러나 `수학 시트콤’을 읽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공산이 크다.
　연인에게 청혼을 받은 마리나가 고민한다. “나중에 더 멋진 남자가 나타나면 어쩌지?”. 바닷가에 놀러 온 예스와 콜랴는 아가씨들의 매끈한 다리를 최대한 잘 보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마니와 해리는 은행에서 돈을 털어나오긴 했지만 공사 때문에 꽉 막힌 길을 만나 식은땀을 흘린다. 어떻게 운전을 해야 빠져나갈 수 있을까.
　과학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드뢰서는 이처럼 색다른 상황을 설정해놓고 기발한 발상 전환으로 해답을 끌어낸다.

　완벽한 반려자를 만날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해 보이고, 잘빠진 각선미를 보기 위해 삼각함수의 극댓값을 구하는가 하면, 연립 1차 방정식으로 차량 정체를 해결한다.
　독일 아마존에서 36주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수학 신드롬을 일으킬 만하다. 시트콤은 `시추에이션 코미디(situation comedy)’를 줄인 말. 사전적 의미로는 상황희극이며, 공개녹화 형식을 빌린 코미디 단막극 TV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17개의 이야기를 읽으며 확률의 신뢰도 검증, 피타고라스정리, 기하급수, 평균율, 황금분할, 비례와 반비례 등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장마다 이 원리를 이용한 문제를 하나씩 내고 책 뒷부분에 풀이를 실었다.
　전대호 옮김. 이우일 그림. 해나무. 336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