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오지가 배경이었던 것 같다. 이 마을 원주민들과 어울려 지내는 체험담을 담은 TV프로였다. 원주민들의 주거지엔 바퀴벌레가 들끓었다. 개미떼를 떠올리면 될만큼 바퀴벌레 천지였다. 때문인지 이곳 주민들은 절대로 귀지를 파내지 않는다고 했다. 귀지로 귀를 밀봉해버렸으니 잠든 사이에 바퀴벌레가 침입할 루트 하나는 거뜬히 봉쇄해버린 셈일 게다.
집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귀를 후비지말라고 당부한다. 귀가 워낙 예민한 곳이어서 행여 귀를 다칠까봐 염려되어서 하는 소리다. 그러면서 귀지는 일부러 파내지 않아도 저절로 떨어져서 밖으로 흘러나온다고 가르친다. 실제로 그말이 맞는 것같기도 하다. 전문의사들도 귀 후비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이발관에서도 귀를 후벼주지 않는지 오래다.
`방’이 참으로 많기도 하다. 노래방이 원조인가? 그 뒤를 이어 별의별 `방’들이 끝도 없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니 당연히 그곳에 미심쩍어하는 눈길이 꽂히게 마련이다. 그러잖아도 요즘 대구시내 성매매업소가 성업중이라고 날마다 보도되다시피 하고 있다. 주택가도 돌파됐다. 먹고 살만하니까 한눈파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는가 보다. 대구만 그럴까? 오지 원주민들은 쓰러져 메말라가는 나무 줄기에서 애벌레를 찾아낸다.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함이다. 먹고 살기에만도 바빠서 귀지를 파낼 시간조차 없는 것은 아닌지?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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