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 우디 앨런의 `미드 나잇 인 파리’… 시작부터 끝까지 `파리의 모든 것’ 담아
약혼녀 이네즈와 파리를 찾은 소설가 길.
집필 중인 소설은 별다른 진전이 없고, 자신과는 달리 지나치게 현실적인 이네즈와의 관계도 조금씩 틀어지면서 길은 우울한 감정에 휩싸인다.
어느 날 파리 밤거리를 산책하던 길은 자정 무렵 술 취한 승객들의 권유에 따라 1920년대 풍의 고전적인 승용차에 탄다. 그들과 수다를 떠는 와중에 도착한 파티장.
길은 파티의 주최자가 이미 작고한 장 콕도라는 사실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는 파티장에서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등 그가 평소 존경하던 작가들을 만나면서 황홀경에 빠진다.
지난해 칸영화제 개막작이었던 `미드 나잇 인 파리’는 파리와 1920년대에 대한 노장 우디 앨런 감독의 헌사로 가득한 작품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파리 찬양에 몰두한다.
1920년대 활동했던 다양한 예술가들을 묘사한 부분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다. 스콧 피츠제럴드와 그의 부인 젤다의 미묘한 관계, 연적이었던 피카소와 헤밍웨이 등을 그린 장면이 소소한 웃음을 자아낸다.
시대를 넘나들며 사랑에 빠지는 길과 아드리아나의 사랑과 그들의 사랑을 타고 흐르는 재즈 선율은 영화에 낭만적인 기운을 불어넣는다. 윌슨과 꼬띠아르가 뿜어내는 연기 앙상블은 이런 핑크빛 기운을 더한다.
영화는 판타지와 1920년대에 사로잡혀 사는 길이 점점 현실로 돌아오는 과정을 94분간 그린다. 다만, 그 깨달음의 고리가 약하고 급작스러워 영화의 밸런스가 후반부에서 다소 무너진다.
앨런 특유의 현학적인 유머는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독한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다. 전작인 `환상의 그대’(2010)보다 발걸음이 더욱 가볍고 유쾌하다. 앨런에 대한 정보가 없는 관객들도 쉽게 볼 수 있을 만하다.
프랑스 전 대통령 사르코지의 부인 칼라 브루니를 비롯해 애드리언 브로디, 케시 베이츠 등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들이 카메오로 얼굴을 내비친다.
7월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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