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시래기’
  • 김용언
`황금 시래기’
  • 김용언
  • 승인 201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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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청은 무의 잎과 잎줄기다. 발음이 같은 무청(蕪菁)은 순무를 일컫는다. 배춧잎줄기나 무청을 말린 것이 시래기다. 청경(菁莖)이라고도 한다. 푸른 무청을 새끼 따위에 줄줄이 엮어 말리는 광경은 농촌 출신이 아니라해도 쉽사리 봐온 터다.
 우리의 먹을거리 가운데에는 시래기가 원료인 것이 많다. 시래기나물은 시래기를 볶아 무친 것이고, 시래기떡은 시래기를 쌀가루에 섞어 찐 떡이다. 시래기지짐이는 시래기에 콩나물, 무를 섞어 만든다. 시래기죽, 시래기찌개, 시래깃국도 당연히 시래기가 기본재료다.

 생선조림에도 시래기는 찰떡궁합이다. 붕어찜에 시래기가 적게 들어갔다고 비싼 붕어찜을 거들떠도 안 보던 친구가 생각난다. 이 정도로 `시래기 마니아’인 사람이라면  김장밭에 마구 내버린 무청을 보면 가슴앓이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시래기엔 영양소가 넘친달 만큼  들어있기 때문이다. 비타민C는 말할 것도 없다. 칼슘도 많거니와 식이섬유 또한 풍부하다. 시래기의 영양 가치에 눈을 뜬 농가에서는 무청 전문 생산에 매달린다. TV프로 `한국인의 밥상’에서도 다룬 내용이다.
 쓰레기 더미를 이루는 게 고작이던 무청이 `황금알을 낳는 시래기’로 변신하고 있다. 안동호 상류 도산면 단천·원천리 일대가 시래기가공공장의 원료 공급처다. 시래기 가공공장엔 건조덕장, 진공포장기 같은 설비도 갖췄고 보면 대량생산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는 것 같다. 단무지 무밭에 팽개쳐버리던 무청이 틈새 소득원으로 활용가치가 높아진 현장의 모습이다. 시래기 전문음식점도 생기게 된다고 한다. 그 음식점 이름이 지역의 명망 높은 시인을 떠올리게 한다. 청포도 식당이니,  광야 소주방이니 하는 이름들이다. 이름값 대접을 받아본 일이 없던 시래기가 황금시래기로 환영받는 시대가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론 시래기 진미로 건강 챙기는 사람 많아질 것 같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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