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을 오르내리면서 굵은 빗발을 뿌려오던 장맛비가 그예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빗길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나오고, 호텔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다가구 주택의 지반이 내려앉아 가스폭발사고로 이어질까봐 가슴 조린 일도 벌어졌다. 지난 며칠사이에 대구와 포항에서 일어난 장맛비 피해 소식 몇 가지다.
장맛비 피해가 이 정도에서 멈춘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으니 탈이다. 달성보 하류 모래둔치 300m가량이 불어난 물에 쓸려 내려갔다. 보도된 현장 사진을 보면 마치 절벽이 새로 생긴 것만 같다. 큰비 뒤에 산속에서도 발견되는 현상이다. 하물며 강물임에랴. 무너진 곳이 `둔치’냐 `둑’이냐하는 입씨름도 벌어진 모양이다.
올여름엔 상주댐이 집중호우의 직접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삼성방재연구소의 보고서 내용이다. 달성보의 휩쓸려 나간 모래 절벽을 본 뒤끝이어서 마음이 편치가 못하다. 그러지 않아도 경북지역엔 재난위험지역이 널려있다 시피하다. 산사태 취약지역만 꼽아보더라도 240곳이 넘는다. 걱정이 호들갑으로 비치질 않기만 바란다. 때마침 영국의 유력 일간지 더 타임스의 사설이 이야깃거리가 되고 있다. 이 신문 사설 제목이 “비는 당장 그만 내려야 한다”라나 보다. 올림픽을 앞두고 어느 해보다도 극성스럽게 쏟아지는 폭우에 얼마나 속이 탔으면 이런 사설을 실었을까 싶기까지 하다. 남의 나라 이야기로 그치기만 바란다. 우리나라도 8월 폭우가 예보돼 있다.
김용언/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