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일이다. 몇 년 전 포항중앙상가에 실개천이 흐르기 시작했을 때다. 실개천가에 자리 잡은 몇 몇 상점들이 실개천에 흐르는 물에 청소용 대걸레를 빠는 모습이 보도돼 시민들의 지탄을 받은 일이 생각난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버린 비닐 봉지가 실개천 물 위에 떠다녀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만큼 실개천 물은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굳었다. 요즘엔 포항의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인 중앙상가 실개천에 퍼런 물이끼가 끼어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중앙상가 실개천보다도 훨씬 역사가 오래된 포항의 자랑거리는 죽도시장이다. 전통재래시장이 대형마트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이 시대에도 포항죽도시장의 명성은 빛바래지 않고 있다. 그 동력은 죽도시장의 수산물시장이다. 항구도시 포항에서 싱싱한 생선과 건어물을 마음놓고 살 수 있다는 기대감에 소비자들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올챙이기자 시절 처음 가본 일본 수산물시장은 청결했다. 그때 받은 인상이 지금도 마음 속에 남아있다. 그 모습 위에 생활하수로 씻어 파는 생선이 겹쳐진다. 극과 극이다.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 팔아먹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가끔 듣는다. 그러나 수돗물 빼먹기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시장 한복판에서 버젓이 자행된다는 사실에 얼얼해질뿐이다.지금 포항 죽도시장 수산물시장에선 무슨 일이 저질러지고 있는 것인가. 시민건강과 시민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당국은 당장 `칼’을 뽑아 들어야 한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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