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놓고 귀신보다 더 무서운 시실리 주민과 벌이는 한판 승부
  • 이부용기자
다이아몬드 놓고 귀신보다 더 무서운 시실리 주민과 벌이는 한판 승부
  • 이부용기자
  • 승인 201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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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따, 이 양반아. 거 좀 빨리 끊고 나오지. 고기 다 타는데 뭐하고 있나?”
 조직을 배신하고 엄청난 값어치의 다이아몬드를 훔쳐낸 석태(권오중).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차 사고를 내고 한 마을로 흘러들어간다. 역시나 순박하기만 한 시골 사람들. 친절하게 잠자리를 마련해주더니 이젠 삼겹살 파티를 열어 놓고 고기 식는다며 빨리 오라고 야단이다.
 하지만, 호의는 딱 여기까지만이다. 화장실에서 넘어져 기절한 석태의 몸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면서 마냥 사람 좋아보이던 이 농사꾼들은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한다.
 영화 `시실리 2㎞’는 딱히 한 가지 장르로 꼽기가 쉽지 않은 영화다.
 눈이 하얀 귀신이 시도때도없이 등장하는가 하면 치고받고 쫓고 쫓기는 액션이 있고 귀신과 사람 사이의 로맨스가 있는 한편 때리고 넘어지는 슬랩스틱 코미디도 빠지지 않는다. 이 장르 저 장르 다 쫓다가 한 가지도 제대로 못 챙기는 것 아니냐고? 사실 장르간의 깔끔한 연결 혹은 인물의 감정선이나 줄거리의 개연성 따위는 이 영화의 고려 대상이 아닌 듯하다.
 

 신정원 감독의 데뷔작

 엽기·호러·로맨스·코믹 짬뽕

 장르간의 연결·인물의 감정선
 줄거리의 개연성 따윈 잊어라!

 화장실 유머·하이코미디 없지만
 능청스런 임창정의
 연기만으로도 영화는 유쾌

 영화의 장점은 이보다는 꽤나 재치있게 엮어 놓은 코미디와 배우 임창정의 능청스런 연기에 있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석태가 방문한 마을은 `시실리’에서 2㎞ 지점.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데다 왠지 음산함이 감도는 이상한 마을이다.
 물욕에 눈이 어두워 다이아몬드를 빼앗고 석태를 산 채로 벽에 매장하는 마을 사람들.
 조직의 중간보스인 양이(임창정) 일행이 뒤를 쫓아 마을에 도착했을 때 석태는 이미 죽기 직전이다.
 `그런 사람 본 적이 없다’.
 마을 사람들은 석태를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지만 양이는 뭔가 수상하다는 것을 직감한다. 한동안 마을에 머물며 석태의 흔적을 찾아 나서기로 하는 일행.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점점 `조폭’ 못지 않은 흉악함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그 와중에 이들 앞에는 귀신까지 나타나기 시작한다.
 딱히 지저분한 화장실 유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이코미디도 아니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코미디는 관람시간 전체를 끌고 가기에 충분할 정도로 유쾌하다.
 다이아몬드를 상상하는 동네 사람들이나 귀신들에게 쫓기는 조폭들의 모습, 조연 캐릭터와 후반부 결정적인 순간에 걸려오는 전화속 음성 등 극장 문을 나서면서 재미있는 장면을 애써 꼽게 될 정도로 영화가 주는 웃음은 만족스럽다.
 임창정도 기대 이상이고 조폭들이나 마을 사람들 등 주변 인물들의 연기도 탄탄하다.
 뮤직비디오 감독이며 `색즉시공’ 등에서 비주얼 아트 디렉터로 활동한 바 있는 신정원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상영시간 109분. 15세 이상 관람가.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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