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 속에 감춰진 타인의 상처·은밀한 욕망 들추다
  • 이부용기자
무의식 속에 감춰진 타인의 상처·은밀한 욕망 들추다
  • 이부용기자
  • 승인 201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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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출신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재능있는 연출자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감독이다.
 문제작 `메멘토’(2001)로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인썸니아’(2002), `베트맨 비긴즈’(2005), `다크 나이트’(2008)를 만들며 주목을 끌어왔다.
 `인셉션’은 타인의 생각을 훔친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에서 출발하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꿈을 꾸는 동안 경계가 허술해진 타인의 무의식에 침입해 생각을 훔치는 추출, 무의식의 밑바닥을 의미하는 림보를 비롯해 킥, 토템 등 어려운 용어에 대한 배경 설명이 등장하는 초반은 다소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스토리가 전개되는 중·후반부터 몰아치는 영화의 기세는 한마디로 압도적이다.
 타인의 꿈속에 들어가 생각을 훔칠 수 있는 가까운 미래.
 이 분야 최고 실력자 코브는 사이토로부터 거대 기업 후계자 피셔의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을 심어 기업 합병을 막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사이토가 내건 엄청난 조건에 구미가 당긴 코브는 당대 최고의 실력자들을 규합해 작전에 돌입한다. 작전명은 `인셉션’.
 

타인 생각 훔친다는 황당한 설정서 출발

중·후반 몰아치는 영화의 기세 압도적

배우 연기·음악·영상 매치 등 매우 정교
놀런 감독, 철학적 내용 흥미롭게 풀어내

   그러나 피셔는 미리 꿈속에 경호원을 배치해두고 코브 일당은 예상치 않은 위험에 직면한다.
 영화는 무의식 속에 깊숙이 감춰진 개인의 상처와 은밀한 욕망을 보여준다. 놀런 감독은 이 과정에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장자’ 같은 고전 내용을 삽입하고 `매트릭스’부터 `시민 케인’까지 다양한 영화들을 불러온다.
 놀런 감독의 훌륭한 점은 마치 장자의 `호접몽’과 같은 다분히 철학적인 내용을 설명하면서도 그것을 영화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그는 대사의 호흡과 출연진들의 연기, 음악과 영상의 매치, 화면과 화면 사이의 리듬감을 매우 정교하게 구축하면서 큰 한방을 곁들인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것 같다.
 디캐프리오부터 앨런 페이지, 마리온 코틸라르 등 출연진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으며 무중력 상태에서 두 인물이 대결하는 장면, 건물이 마치 접시 깨지듯 파괴되는 장면은 명장면의 대열에 끼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인셉션’이 가상현실과 현실 사이의 문제를 다룬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1999)처럼 파괴력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영화 초반이 다소 지루하고 `매트릭스’의 이야기와 유사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이트 심리학이나 장자 같은 내용을 곁들이고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찍은 듯이 보이는 놀런 감독의 `인셉션’이 작품적으로 뛰어난 블록버스터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12세이상 관람가.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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