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 CCTV 공개
  • 김용언
주방 CCTV 공개
  • 김용언
  • 승인 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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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의 부엌은 꼭 전기상회 같다. 전기냉장고, 전기믹서, 전기오븐, 전기솥…. 부엌은 이제 장작불을 먹는 것이 아니라 돈을 먹기 시작한 것이다. ” 문학평론가 이어령씨가 쓴 글 가운데 한 대목이다. 파리가 미끄러져 다리를 다칠 것만 같은 청결함이 떠오른다. 개숫물을 버리려고 수채구멍까지 오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니 설겆이도 한결 수월해졌다.
 이 씨의 글 가운데 이런 대목도 있다. “ 부엌을 들여다 보면 어떤 음식도 먹을 수가 없다. 인생을 살려면 때로는 내막을 몰라야 한다.”  무슨 소리인지 알듯도 싶다. 음식점의 주방 내부가 보이도록 벽면의 일부를 털어버린지는 꽤 오래됐다. 위생상태를  못미더워하는 손님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경산에 주방 CCTV를 설치한 음식점이 2곳이나 등장했다. 손님들이 주방내부를 TV화면을 통해 볼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경산보건소가 경북도내에서 처음 도입한 주방 화상공개 시스템이다. 음식점 사장은 CCTV 설치를 반대하는 주방장과 종업원들을 다독이느라 애를 먹었다고 했다. 이들 음식점의 입구에는 `주방공개 CCTV 설치 업소’안내 표지판이 붙어 청결과 위생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이 음식점에선 `믿고 먹을 게 없다’며 체념한 표정을 짓는 손님들을 볼 수 없을 건 분명하다.
 음식점 주방이 위생 검열에 걸려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야말로 알고는 못먹을 정도다. 그러나 CCTV로 까지 공개하는 주방에서야 숨길 게 없게 마련이다. 음식점이 노력하는 그만큼 손님들은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으니 입소문을 타면서 사업이 번창하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다. 이런 음식점이 많아 질수록 한겨울에도 기승을 부리는 식중독균 노로바이러스는 줄어들 게 마련이다. 주방 CCTV 설치 음식점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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