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부엌은 꼭 전기상회 같다. 전기냉장고, 전기믹서, 전기오븐, 전기솥…. 부엌은 이제 장작불을 먹는 것이 아니라 돈을 먹기 시작한 것이다. ” 문학평론가 이어령씨가 쓴 글 가운데 한 대목이다. 파리가 미끄러져 다리를 다칠 것만 같은 청결함이 떠오른다. 개숫물을 버리려고 수채구멍까지 오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니 설겆이도 한결 수월해졌다.
이 씨의 글 가운데 이런 대목도 있다. “ 부엌을 들여다 보면 어떤 음식도 먹을 수가 없다. 인생을 살려면 때로는 내막을 몰라야 한다.” 무슨 소리인지 알듯도 싶다. 음식점의 주방 내부가 보이도록 벽면의 일부를 털어버린지는 꽤 오래됐다. 위생상태를 못미더워하는 손님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음식점 주방이 위생 검열에 걸려 보도되는 내용을 보면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야말로 알고는 못먹을 정도다. 그러나 CCTV로 까지 공개하는 주방에서야 숨길 게 없게 마련이다. 음식점이 노력하는 그만큼 손님들은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으니 입소문을 타면서 사업이 번창하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다. 이런 음식점이 많아 질수록 한겨울에도 기승을 부리는 식중독균 노로바이러스는 줄어들 게 마련이다. 주방 CCTV 설치 음식점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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