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테이큰’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특수요원 출신인 중년 남자가 프랑스에서 납치된 딸을 찾으러 인질범을 쫓는 액션물.
딸을 잃을 뻔한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애절한 심정과 엄청난 분노를 생생히 묘사했다.
은퇴한 CIA 요원 브라이언은 전처와 살고 있는 딸 킴을 보고 싶어하다가 결국 근처로 이사한다. 17살이 된 킴은 친구인 아만다와 함께 파리로 여행을 가겠다고 하고, 브라이언은 험한 세상이 못내 불안해 말려 보지만 소용이 없다. 브라이언은 파리에서 자주 전화하겠다는 조건으로 킴을 보내 준다.
킴이 파리의 숙소에서 브라이언과 통화하고 있을 때 낯선 남자들이 침입해 아만다를 끌어내고 킴에게도 다가온다. 킴은 휴대전화으로 브라이언에게 이들의 몇 가지 특징만 알려주고 사라진다.
브라이언은 옛 동료들을 통해 납치범이 파리의 뒷골목을 장악하고 있는 알바니아계 인신매매단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당장 파리로 날아간다. 그는 특수요원 경험을 십분 살려 납치범들의 단서를 하나씩 찾아낸다.
딸 잃을 뻔한 위기 처한 아버지의
애절함·엄청난 분노 생생 묘사
긴박·속도감 넘치는 액션 보여줘
단호한 사적 처벌 통쾌함·대리만족
`테이큰’은 뤽 베송 감독의 영화사 유로파의 작품답게 긴박하고 속도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준다. 뤽 베송의 `택시’ 시리즈와 `트랜스포터’ 등의 촬영을 맡았던 피에르 모렐 감독은 `13구역’에 이어 두 번째 연출작인 이 영화에서 특유의 노련한 솜씨를 선보인다.
이 영화를 보면 여러모로 잘 풀린 액션 블록버스터 여러 편이 생각난다. 아빠의 말을 안 듣다가 곤경에 처한 사춘기 딸을 구하러 특수요원이 특기를 십분 살리는 이야기로는 인기 미국 드라마 `24’와 닮았고 홀로 적과 맞서 맹활약하기에는 `다이하드’ 시리즈와 비슷하다.
하나둘씩 나타나는 적을 컴퓨터 게임처럼 차례대로 처단하다 보니 결국 발밑에 수십 구의 시체가 깔려 있다는 이야기로 `람보’에 가깝고, 상대의 행동을 척척 간파하는 재빠른 두뇌 회전과 천하무적의 무술 실력을 자랑하는 인간 병기로 묘사한 주인공은 `본 아이덴티티’의 제임스 본 같다.
국내에서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가운데 스크린을 통해 피해를 본 아버지의 단호한 사적 처벌을 지켜보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 불편하다가도 은근한 통렬함과 대리만족을 느낀다.
청소년 관람 불가.
/이부용기자 queen1231@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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