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괴담
  • 김용언
택시 괴담
  • 김용언
  • 승인 201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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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바 `IMF사태’때 일터를 잃어버린 친구가 있었다. 일거리를 찾아 헤매다가 헛걸음만 치고 집에 돌아와 땀을 식히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조금전에 000번 버스를 타셨지요? 지갑을 주워놨으니 종점 사무실로 오세요.” 바퀴통 위 좌석에 불편하게 앉아있는 동안 지갑이 빠져 나간 모양이었다. 지갑 속 내용물을 살펴보고 전화를 건 것 같았다. 작은 사례라도 하고 싶었으나 백수 신세여서 꾸벅 절만 하고 돌아왔노라고 했다.
  이와는 정반대 되는 택시 관련 기사가 지면에 오르고 있다. 포항에서는 손님이 놓고 내린 스마트폰을 10만원을 받고 돌려주었다던가 하는 사례가 보도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에는 더욱 기가 막히는 루머가 떠돌고 있다.`신종택시기사 강도수법’이란 제목까지 버젓이 달린 게시물은 밑도 끝도 없는 소리만 늘어놓고 있다. 택시기사를 완전히 범죄자로 모는 내용이라고 해도 지나칠 게 없을 정도다. `강도’니  `인신매매’니 ` 장기 적출’이니 듣기에만도 섬뜩한 용어들이 나열돼있다.

 선거철이면 택시운전사의 말을 인용해 특정 지역의 동향을 보도한 기사를 가끔 볼 수 있다. 낯선 지방에 취재하러 가서 목적지에 가는 동안 택시운전사의 말을 들어가며 지역 분위기를 파악하는 때문에 나오는 기사다. 이렇듯 택시운전사는 지역의 전령사 같은 역할도 하고 있다. 지역의 간판과도 같다해서 다를 게 없는 직업이다.
 이러한 자부심을 가져야 할 직업을 아름답게 지키지 못하는 일부 운전사의 잘못은 택시업계 스스로 바로 잡아야 할 것 같다. 더구나 SNS에 떠도는 루머는 성실한 대부분의 운전사에게는 독약과도 같은 괴담 수준이다. 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지만  괴담을 퍼나르는 누리꾼이 수만 명에 이른다니 한숨부터 나온다. 시민과 택시가  더불어 살아도 힘겨울 판이다. `택시법안’까지 발의돼있는 상황에서 참으로 고약한  악성루머가 번지고 있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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