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타니 고진이 말하는 마르크스 자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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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타니 고진이 말하는 마르크스 자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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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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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의 구조’ 번역 출간 …자본주의사회 이후 전망

 가라타니 고진의 역작 `세계사의 구조’가 번역돼 나왔다. 한동안 국내 학자들이 가장 많이 인용한 외국 학자로 꼽혔던 가라타니 고진은 일본을 대표하는 문학비평가이자 사상가다.
 이 책은 2010년 일본에서 같은 제목으로 출간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최신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그는 마르크스주의를 새롭게 재해석한다.
 사회구성체의 역사를 생산양식이 아닌 교환양식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가라타니고진의 시각이다. 마르크스주의에서는 사회구성체의 역사를 `누가 생산양식을 소유하고 있는가’는 생산양식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가라타니 고진은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에서) 경제와 정치를 분리하는 것은 자본주의사회에 근거한 견해”라면서 “따라서 그것은 자본제 이전의 사회를 설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한다.
 씨족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적’ 국가나 봉건사회에서는 정치적인 지배와경제적인 지배가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생산양식의 관점에서 사회구성체 역사를 본마르크스의 시각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또 “마르크스주의자는 상부구조인 국가나 네이션이 자본주의적 경제가 폐기되면자동적으로 소멸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서 국가가 오히려 능동적인 주체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라타니 고진이 궁극적으로 이 책에서 말하려는 핵심은 자본주의사회 이후에 대한 전망이다.
 그는 국가란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 의해 존재하기 때문에 일국(一國) 혁명은 다른 국가의 간섭에 의해 실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세계동시혁명’을 통한 `세계공화국’ 건설을 주장한다.
 이런 세계공화국은 각국이 군사적 주권을 `증여’할 때에만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세계공화국은 주권의 적극적인 `증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면서 “그 질서는 무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증여의 힘에 의해 성립된다”고 역설한다.
 번역은 가라타니 고진의 저서를 꾸준히 번역해 온 평론가 조영일 씨가 맡았다.
 조 씨는 “`세계사의 구조’야말로 가라타니의 주저라는 이름에 값하는 저작이 아닌가 한다”면서 “40년이 넘는 그의 저작활동을 집대성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그 모든 것을 한계까지 밀고 나간 책이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도서출판b가 펴내는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열번째 책으로 나왔다.
 477쪽. 2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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