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스런 농부의 `생명의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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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스런 농부의 `생명의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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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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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자신의 철학·농사 방식 생생히 전해

 

 따사로운 햇볕 아래에서 소들이 기름진 땅 위의 풀을 뜯는다. 공장식 축사에서 호르몬 주사를 맞아가며 강제로 먹는 게 아니라 느긋하게 시간을 즐기며 우물거린다.
 잠시 후 닭이 그 자리로 가 소가 먹다가 만 풀의 밑동을 뜯는다. 지렁이를 쪼으며 소똥 속 구더기도 골라 먹는다. 소똥은 파헤쳐져 땅속으로 스며들어가는 양분이 된다. 가축에게 뜯긴 풀은 억센풀로 다시 자란다.
 소와 닭과 돼지가 먹은 풀은 똥이 되고 흙이 되고 다시 풀이 된다. 이른바 `풀 농법(grass farming)’이다. 이처럼 자연의 방식에 따라 농사를 짓는 일은 요즘 비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수천 년간 이어진 농법을 따르면 `친환경 농법’이라 부르고, 동네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된 음식을 먹으면 `로컬 푸드’라고 따로 분류할 정도다.
 조엘 샐러틴은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농부’로 불린다. 생명을 중시하는 농법과건강한 식품 생산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베스트셀러 `잡식 동물의 딜레마’와 다큐멘터리 `식품 주식회사’에서 거대 식품산업계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파헤쳤다. 그가 운영하는 폴리페이스 농장은 새로운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국내 지상파 다큐멘터리에서도 소개됐다.

 샐러틴은 최근 국내 번역된 신간 `미친 농부의 순전한 기쁨’(원제: The Sheer Ecstasy of Being a Lunatic Farmer)에서 자신의 철학과 농사 방식을 생생하게 전한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샐러틴은 자신의 직업 임무를 “매일 수천 종의 동식물이 타고난 본성대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살아있는 모든 생물의 고유한 특성을 존중하며 자연 친화적인 방식으로 농장을 꾸려간다.
 생산한 고기와 채소는 4시간 이내 지역에만 판매한다. 고급 레스토랑과 의식 있는 소비자가 주요 수요자이며 농장은 꾸준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기꺼이 돈을 주고 사 먹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지 않는가. 농부라면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지향점에 다다라야 하는지 알아야 하지 않는가. 거대 산업식품 체계는 지역 생태에 기반을 둔 식품 체계를 빈정거림과 사이비과학으로 공격한다. 나는 이 두 집단 사이의 차이점을 연구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의무이며 진실을 아는 것이 우리의 권리라고 생각한다.”(12쪽)
 알에이치코리아. 524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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