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다닌 마을도로 `내땅이다’ 막아
  • 정승환기자
40여년 다닌 마을도로 `내땅이다’ 막아
  • 정승환기자
  • 승인 201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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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짐승 다니는 길도 내주는데…’

구룡포 병포1리 30가구 주민 바깥나들이 길 막혀 고립

 “한 마을 주민들이 40여년 드나들던 마을 통로가 막혔으니 어떻게 살지요?”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병포1리 30가구 마을주민들은 지금 황당하고도 불편한 생활현실에 직면했다. 마을 사람들이 바깥세상을 드나들 때 이용해온 고샅길 일부를 땅 주인이 자기땅이라며 최근 통행을 못하도록 중장비를 동원 흙으로 막아버린 것.
 이 마을 6~1번지 토지 일부가 마을주민들의 통로로 이용돼 온 것은 지난 1970년도부터. 주민들은 너비 1.8m,길이 30m의 이 길을 마을길로 아무 문제없이 지금껏 다녔다. 일테면 `관습도로’인 셈이다. 특히 이 길은 18년 전부터는 인근에 수산물 창고 등이 생겨나면서 정식도로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 땅의 주변일대가 경매로 타지인(울산거주) 김모씨에게 팔리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김씨는 도로를 포함한 인근의 땅 7896㎡(약 2388평)를 경매로 취득했고, 자신의 땅을 동네 주민들이 통행하는 것을 못마땅히 여겨 같은 달 말께 통행을 차단했다.  마을 주민 약100여명이 하루아침에 일상의 통로를 잃고 고립된 것이다.
 이 길이 아니고는 마땅한 통행로가 없는 주민들은 견디다못해 김씨에게 길을 열어 줄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김씨는 `통행을 하고 싶으면 통행료를 내거나 땅을 사라’며 횡포를 부렸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지역 주민들은 김씨가 `통행할 수 있도록 해줄 테니 대신 이 땅 일부에 창고를 지을때 발생하는 소음과 대형화물차 통행 등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말 것’을 타협안으로 내걸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민들은 “김씨가 도로사용료로 연간 400만원씩을 요구해 주민 2~3명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용료를 내면서 다니고 있다”고 했다.
 통행 불편을 견디다 못한 한 주민은 김씨에게 해당 도로부지(53평)를 현재 공시지가(15만원)의 2배 가격에 사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김씨가 평당 95만원을 달라며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대책을 바라고 있다.
 구룡포읍사무소 관계자는 “땅주인 김씨와 주민들을 만나 협의를 시도했으나 허사였다”며 “주민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환기자 jsh@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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