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공백기 동안 허세·자만심 모두 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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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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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프림팀, 이센스 대마초 혐의로 2년 반만에 신곡 발표

2009년 데뷔 `슈퍼매직·땡땡땡’등 히트 차세대 힙합팀 주목
 자숙 가진 후 싱글 음반 발표… 각종 음원차트 1위 휩쓸어

“짧은 시간 팬들 사랑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는 계기 돼”

 늘 떠들썩했던 힙합듀오 슈프림팀(사이먼디 29,이센스 26·사진)은 여느 때와 달리 차분해보였다. 두 멤버 모두 “감기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둘이 함께 언론과 마주하는 게 어색한 듯 보였다.
 지난 2009년 데뷔한 슈프림팀은 `슈퍼매직’ `땡땡땡’ `그땐 그땐 그땐’ 등을 잇따라 히트시키며 다이나믹듀오, 리쌍의 뒤를 이을 차세대 힙합팀으로 주목받았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실력을 닦은 둘의 내공있는 래핑과 재치있는 음악은 꽤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1년 11월 이센스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활동을 중단하며 슈프림팀은 1년여 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이센스가 자숙의 시간을 보낸 끝에 이들은 최근 싱글 음반 `땡스 포 더 웨이트’를 발표했다. 타이틀곡 `그대로 있어도 돼’는 공개 직후 각종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다. 방송 활동없이 음원 공개만 했지만 신곡을 낸 건 2년 반 만인 터라 팬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
 마포구 서교동 소속사(아메바컬처) 사무실에서 만난 슈프림팀은 “짧은 시간에 받은 팬들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낀 계기가 됐다”며 “공백기 동안 마치 컴퓨터를 포맷하듯 우리에게 생겨난 자만심, 허세를 모두 지운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언더그라운드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주목받으며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방송 시스템과도 안 맞는 것 같아 무력감이 있었고요. 20대 초반 제 통장에 돈이 들어오자 자신감을 넘어 거만해졌나봐요. 제가 가진 것들이 팬과 주위의 도움이었다는 사실에 감사한 줄 몰랐던거죠.”(이센스)
 이센스의 말을 조용히 듣던 사이먼디는 “한동안 홀로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며 동생인 이센스에게 신경쓰지 못했다”며 “그 시기에 대마초에 손을 대 내 잘못 같기도 했다. 마음고생으로 탈모까지 생긴 이센스를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거들었다.
 이센스는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이먼디에 대한 미안함이 큰 듯 보였다. 사실 팀은 한 멤버가 불미스런 일에 휘말리면 불화가 생기기 십상이다. 주위에선 슈프림팀이 유지된 건 사이먼디의 힘이 컸다고 전했다. “이센스 없이는 못 간다고 했어요. 한번도 원망하지 않았고요. 그랬다면 이번 음반도 못 나왔겠죠. 오히려 이센스 일이 터지고 우리 둘이 매일 만나 게임도 하고 장난치면서 붙어 지냈어요. 마침 제 개인 활동도 줄어서 더 자주 봤죠.”
 슈프림팀은 요즘 아이돌 그룹처럼 기획사의 조합으로 이뤄진 팀이 아니다. 둘의 인연만 벌써 10년이다.  부산 출신 사이먼디와 대구 출신 이센스는 지난 2003년 언더그라운드 힙합계에서 처음 만났다. 둘은 부산과 대구, 서울을 오가며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했고 2007년 비보이 뮤지컬에 함께 출연하면서 슈프림팀이란 팀명을 쓰기 시작했다.
 


 이센스
 “뜻밖의 인기 감당 안돼
 무력감 들고 거만해져”

 사이먼디
 “예능 출연 바빠 신경 못써
 내 잘못 같아 마음 아파”


 신곡 새 마음으로 시작
 두 멤버 다짐 담아

 과거보다 좋은 성적에 놀라
 내친김에 7월 새앨범 발매

 다신 사고치지 않을 것

 둘은 지난해 말부터 다시 언더그라운드 시절 때처럼 붙어다니며 곡을 쓰기 시작했다.
 `그대로 있어도 돼’는 오랜만에 함께 작업을 한 둘이 가장 처음 만든 노래다. 앞날의 불안감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격려의 메시지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겠다는 두 멤버의 다짐이 담겼다.
 “둘이 랩 가사를 미친듯이 썼어요. 고칠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며 수정만 10번 넘게 했죠. 어린 시절의 무모한 패기 대신 작업하는 태도가 무척 신중해졌어요.”(사이먼디)
 “`우리가 돌아왔어’라고 힘준 게 아니라 `이 정도면 괜찮아, 지금 상태도 나쁘지만은 않아’란 심정이었어요. 하지만 노래만은 부끄럽지 말아야겠다는 욕심은 있었죠.”(이센스)
 신곡은 반응이 있으면 고마운 상황이었지만 우려와 달리 각종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며 예상 밖의 선전을 했다. 둘의 호흡이 더 끈끈하게 느껴진다는 평도 잇따랐다.
 사이먼디는 “과거 우리 노래보다 성적이 더 좋아 놀랐다”며 “사실 우리가 사랑 노래를 하는 것도 아니고 돈 되는 노래를 만든 것도 아니다. 랩 가사엔 우리 생활이 담겨 공감대가 없었을 수도 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로 반응이 오니 너무 행복했다”고 웃었다.
 이센스는 “창작자로서 안 좋은 태도지만 상업적인 노래와 아닌 노래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버릇이 생겼다”며 “이번 곡은 대중적이지 않다고 여겨 음원차트 20위권 언저리에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반응이 오니 어린 시절 우리가 울부짖던 희망을 본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내친김에 이들은 오는 7월 발매를 목표로 정규 앨범 작업을 시작했다.
 사이먼디는 “데뷔 앨범을 낸 게 7월이었는데 그달에 새 마음으로 시작하기로 했다”며 “둘이 프로듀싱을 맡아 첫 앨범이란 생각으로 만들 것이다. 아직 우리 음악 색깔이 모호해서 `우리 색깔을 되찾자’가 아니라 일단 연남동 작업실에 처박혀 있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둘은 표정이 풀리며 서로에 대한 농도 했다.
 “우린 플러스, 마이너스 관계인데 팀이 안 깨지는 게 신기하다”며 “사소한 것까지 공유하며 음악하는 덕”이라고 웃었다.
 “사이먼디 형은 제 인생을 책임져 줄 사람이에요. 형 아들이 절 삼촌이라고 부르겠죠.”(이센스)
 “음악적으로는 이센스만이 절 자극시켜요. 이센스의 래핑은 제 기준에 최고로, 이 친구가 옆에 있어야 제가 발전합니다.”(사이먼디)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 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고 안 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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