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BC방송의 종군기자 리처드 엥겔 특파원의 다름 이름은 `전쟁개시자’다. 전쟁이 일어나는 곳에는 반드시 나타난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1996년부터 중동에서 특파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라크전을 비롯해 바그다드, 카불, 베이루트 등 분쟁지역에서 취재했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에 한국에도 온 적이 있다.
엥겔 특파원은 북한의 “핵전쟁” 위협이 고조된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에 도착했다”는 글을 올렸다. 국내 네티즌들은 “이러다 전쟁이 정말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며 술렁이기도 했다. 엥겔 특파원은 비무장지대(DMZ)와 군부대 등을 취재했으며, 한국인들의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내용을 해외에 타전했다. 그런 그가 지난 18일 트위터를 통해 한국을 떠났다고 알렸다. 북한의 전쟁 위협이 사라지지 않았지만 전쟁 가능성이 극히 낮거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엥겔 특파원은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에서의 흥미로운 여행을 마치며 떠난다. 고난(전쟁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인들의 단호함에 항상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 대단한 사람들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얼마 전 전국 대학생 457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 실시한 `북한 위기 조성에 따른 불안감’ 관련 설문조사 결과 `전쟁 발발 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무려 12.3%의 대학생이 `해외로 도피하겠다’고 응답한 것은 충격이다. `참전하거나 적극 지원한다’는 응답은 32.6%에 불과했다. 엥겔 특파원의 “대단한 국민들”이라는 칭찬이 부끄럽다.
이스라엘 해외 유학생들은 고국에 전쟁이 나면 당장 보따리를 싸고 조국으로 달려간다. 이스라엘 젊은이들의 조국애와 희생정신이 이스라엘의 중동전 연전연승의 배경이다. 북한의 발악과 발광에도 의연하게 생업에 종사한 “위대한 국민”과, 전쟁이 나면 해외로 도피하겠다는 `12.3%’의 대학생이 너무 대비된다. 전쟁이 나면 조국과 가족을 거들떠보지도 않겠다는 12.3%의 대학생도 문제지만 조국을 배신하겠다는 자식을 둔 부모들의 책임도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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