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올여름 전력(電力)대란을 걱정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신월성 원전 1호기가 엊그제(23일) 고장을 일으켜 덜컥 서버렸기 때문이다. 원자로 출력을 조절하는 제어봉 제어계통의 고장이라는 게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이번 주까지는 전력수급조절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말이다. 간단한 고장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실제로 원전 측은 정지제어봉이 정상 작동하지 못한 원인을 캐내는데 애를 먹고 있는 것 같다. 신월성1호기 고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2월 시험운전 중에 가동을 정지한 것을 비롯해 이번까지 모두 6번째다. 이 가운데 제어계통 고장은 3번째다. 지난해 8월 정지제어봉 고장은 부품불량이 원인이었다. 때문에 부품을 모두 바꿨었다. 이번에도 새 부품으로 모두 바꾼다는 모양이다. 고장 난 부품을 바꾸는 것이야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똑같은 부분이 고장을 연거푸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부품을 바꾸는 것이야 응당 해야 할 일이지만 고장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야 말로 더 중요한 일이다. 일반 국민들로서는 관계자들의 분발을 촉구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지금 국민은 전력수요가 많지 않은 봄철인데도 전력난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러잖아도 전국민은 정전대란에 공포심까지 갖고 있는 처지다. 연전의 순환정전 사태에 진땀을 뺀 경험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전기 없이는 단 1초도 살 수 없는 구조다. 전기 없이 정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핵폭탄도 무섭지만 전기 없는 칠흑세상은 더 두렵다. 이상기후로 올여름 또한 전력수요가 만만치 않을 조짐이다. 당국의 물샐 틈 없는 대비를 당부한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