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생활정보지 구인광고를 뒤적입니다” 아무런 소득이 없는 가운데서 두 아들의 학비를 비롯하여 가족의 생계가 그저 막막하기만 한 포항시 송도동 한 주부의 절박한 절규(본보12일자 1면)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고교에 진학하는 큰 아이의 교복도 아직 마련치 못하고 있고, 둘째 아이는 참고서를 사야겠다고 성화지만 아무 대책이 없는 주부다.
한 달 벌이가 60만원이 채 안되는 석 달 짜리 공공근로가 유일한 소득원이었으나 올해는 그마저 끊어져 두 달째 소득이 없다. 다시 내달에 있을 2단계 공공근로 모집 때까지 기다리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수두룩하다. 일을 하여 단 몇 푼이라도 돈을 만들어야 살 수 있는 사람에게도 일자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와 지자체들은 그 알량한 일자리, 공공근로의 기회마저 대폭 축소하고 있다. 포항시의 경우 올해 4단계 지자체 공공근로 대상자 규모는 766명으로 5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였다. 공공근로를 희망하는 어려운 서민은 늘어나는데 그 규모는 줄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공공근로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대책일 수는 없다. 또한 어려운 서민 구휼(救恤) 차원에서 시행하는 공공근로사업이긴 하지만 무작정 확대할 만큼 예산 사정이 넉넉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사정, 대량 실업 상황이 하나도 나아지지 않고 있는 터에 입만 벌였다 하면 `일자리 창출’을 내세워온 정부가 공공근로의 기회마저 대폭 줄이고 있으니 아귀가 안 맞아도 한참 안 맞다. 정부와 정치권은 `양극화 해소니’, `선진복지’니 거창한 구두선이 아니라 지금 당장 최소 생활비마저 못 벌어 슬프고 절박한 서민들에게 진지하게 눈길을 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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