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새누리당이 서청원 당고문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서 고문이 오는 10월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경기 화성갑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중앙당으로서는 공천을 줄 수도, 안 줄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이다.
서 고문은 6선 의원 출신이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고, 6년 전 친 이명박 세력이 주도한 `공천학살’ 때는 `친박연대’를 만들어 박근혜 대통령의 입지를 도왔다. 그런 서 고문이 칠순의 나이로 `7선’에 도전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서 고문이 진정한 `친박’이라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는 선택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서 고문이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이유는 하나 둘이 아니다. 서 고문은 비리에 연루돼 두 차례나 사법처리된 전력이 있다. 16대 대선 때 기업(한화그룹)으로부터 12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또한 서 고문은 경기 화성 출신도 아니다. 천안이 고향이다. 정치는 서울 동작구에서 시작했다. 경기 화성과는 아무 연고도 없다. 더구나 서 고문은 고향인 충남 지역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를 모색하다 충남지역의 재보선 가능성이 사라지자 인천 강화 출마를 모색하다 화성 출마로 선회했다. 지역 유권자들이 서 고문 같은 `철새’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만약 새누리당이 서 고문을 화성 보선에 후보로 공천하면 민주당은 그에 맞설 거물급을 공천할 것이 확실하다. 이번에도 손학규 전 대표가 유력하다. 손 전 대표 고향이 화성 인근의 시흥인데다, 그는 경기도지사까지 지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자초하는 격이다. 20 10월 국회의원 재보선은 경기 화성과 경북 포항 남구-울릉 두 곳에서 실시되는 미니선거다. 두 곳 모두 새누리당이 유리한 지역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미니선거를 전국선거로 부각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데 서청원 고문의 공천신청으로 미니선거가 정권 차원의 선거로 비화될 조짐이다. 서 고문이 `친박’이라면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는 선택을 하지 말아야 한다. 비리 전력에, 화성 출신도 아닌 서 고문이 보선을 기웃거린다면 서 고문의 정치 말년이 너무나 초라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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