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기관·전문의간 전원전용 핫라인 구축
A씨(49)는 밤 10시께 갑작스러운 두통에 시달리다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뇌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결과, 뇌혈관 출혈 진단에 따라 응급수술을 할 수 있는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 병원 응급실에서 주변에 있는 대학병원 3곳에 무려 1시간가량 연락했지만, 중환자 병실이 없다는 이유로 A씨를 받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병원 응급실은 어쩔 수 없이 밤 11시 20분에 사전 연락 없이 A씨를 가장 가까운 B대학병원으로 이송했고, B대학병원은 10여분뒤 A씨의 상태를 확인하고서 신경외과 당직전문의를 호출해 자정께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응급상황의 A씨가 단 10분 거리에 있는 B대학병원에 가는데 무려 1시간 이상이 걸렸다.
국내 응급의료기관 간 환자 전원연락체계가 간호사→레지던트 1년차→레지던트 4년차→전문의 등으로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각 단계에서 병실부족, 전문의 부재 등 이유로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없다고 거절하기에 거의 매일 다반사로 빚어지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못 받아 목숨을 잃거나 수술 후에도 장애에 시달리는 일이 숱하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가 대한응급의학회와 손잡고 이런 응급환자 이송과정의 허점을 보완한 `병원 간 안전한 응급환자 전원을 위한 이송지침’을 만들어 응급환자 사망률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10월 현재 전국 응급의료기관 438곳 중에서 375곳이 핫라인 구축에 참여해 총 629개 회선(유선 404개, 무선 225개)이 설치됐다.
이 중에서 전문의 전원전용 핫라인 휴대전화는 모두 110개에 달한다.
또 소방방재청과 협조해 의료기관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의뢰해 환자를 전원할 수 있는 응급의료기관을 편리하게 안내받을 수 있도록 별도의 직통유선번호(응급실-119 핫라인)를 갖췄다.
복지부 분석결과, 지난해 응급의료센터에서 진료받은 497만명 중에서 약 7만명(1.4%)이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이 가운데 약 2만7000명은 응급상황에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한 경우였다. 특히 이런 전원 응급환자 중 5700명은 전원했다가 다시 전원한, 즉 재전원 응급환자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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