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미국신문을 보면 개인의 집에서 벌이는 garage sale 정보가 실린다. 가정 행사인 만큼 재미있는 물품도 버젓이 가격표를 달고 있다. `wife beater’라고 써붙인 물품도 본 일이 있다. 글자 그대로라면 `마누라 두들겨 패는 몽둥이’라야 한다. 그러나 실제 물품은 영 딴판이다. 스폰지 몇 개를 다발로 묶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스폰지 몽둥이’로 백대를 얻어맞는다 한들 간지럽기나 하겠나.
이 장난기 넘치는 1센트짜리 `스폰지 몽둥이’와 위력이 난형난제인 것이 우리에게도 있다. `솜방망이’다. 일 저지른 공무원들을 벌줄 때 쓰는 가상 몽둥이다. `솜방망이로 허구리를 찌른다’는 말도 있다. `대수롭지 않은 듯하게 남을 슬쩍 곯려준다’는 뜻이라고 한다. 박종화의 `다정불심’에 이 말이 나온다. “이윽고 기철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 다시 왕을 우러러본다. `전하… 소신은 조상의 해골이 묻힌 고려를 버리고 영원히 상국(원나라)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부드러운 솜방망이로 왕의 허구리를 찌르는 소리다.”
공무원사회의 징계 양태를 보면 정해진 규범 같은 것이 보인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라거나 `제식구 감싸기’라는 것이다. 시민사회의 여론이야 들끓거나 말거나 아랑곳도 없다. 느릿느릿 진상조사란 것을 하고 나서 인사위원회를 열면 솜방망이로 볼기 때리는 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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