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모두 같은 당 대선주자여서 표심공략의 대상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일정이 겹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이럴 경우 서로 `끼어들기’ 또는 `따라하기’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특히 최근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조직다지기를 위한 지역방문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이런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지난달 7일 `2012 세계박람회’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전남 여수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방문 이틀전 일정을 전격 취소했다. 박 전 대표가 뒤늦게 자신보다 하루 전인 6일에 같은 일정을 잡는 바람에 `선수’를 빼앗겼다는 것이 이유였다.
앞서 지난해 12월 5일 경북 포항에서 열린 `뉴라이트 포항연합 창립식’은 일정이 겹치자 한쪽이 포기한 경우다. 당초 두 대선주자가 나란히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 전 시장이 자신의 고향에서 `어색한 장면’이 연출될 것을 우려해 일부러 자리를 피했다는 후문이다.
약간의 시차를 두고 같은 일정을 소화하는 경우에는 고의성 여부를 놓고 서로 언쟁을 벌이는 등 두 진영간의 기싸움이 더욱 달아오른다.
지난달 21일 충북 단양군의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를 찾은 박 전 대표측은 2주일 후인 지난 4일 이 전 시장이 같은 사찰을 방문하자 `물타기’를 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연초에는 이 전 시장이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신년인사를 다니면서 모든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자 박 전 대표는 이를 의식, 비공개로 진행하는 등 때론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눈치보기’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박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고향도 대구·경북(TK) 지역으로 같고 공략대상도 비슷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일정이 겹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다녀간 뒤 비슷한 지역에서 (이 전 시장측이) 대규모로 행사일정을 잡는 것은 따라다니면서 우리의 자취를 지우개로 지우는 느낌이라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박 전 대표의 일정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고역”이라며 “앞으로 경선국면이 본격화될 경우 이런 식의 충돌이 잦아질까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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