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낮은 곳으로 향하는’포스코의 사랑
  • 이진수기자
사회`낮은 곳으로 향하는’포스코의 사랑
  • 이진수기자
  • 승인 201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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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스코패밀리 급여 1% 나눔운동

▲ 포스코패밀리는`급여 1% 나눔운동’으로 우리사회의 `낮은 곳으로 향하는’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사진은 노인 심리치료. /사진=포스코 제공
[경북도민일보 = 이진수기자] 글로벌 기업 포스코의 상징인 포항제철소가 있는 포항. 13일 시가지 주변을 여러번 돌고 나니 깨끗한 건물이 들어왔다. `노인보호쉼터, 해피스틸하우스’이다. 기자라는 신분을 알리자 문이 열렸다. 이곳은 배우자, 자녀 등 가족의 폭력으로 학대받는 노인들을 위한 보호거주시설이다. 건물의 위치나 거주자의 신상을 밝힐수 없다. 가족들이 찾아와 소동을 벌일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학대받은 노년 해피하우스에서 평온 찾아
 박희남(여) 사회복지사가 한통의 편지를 내밀었다.
 “지난해 겨울의 문턱에 이곳에 들어왔다.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가족들의 폭력, 독거노인들의 고독, 죽음에 대한 두려움, 육신의 고통 등으로 살아가는 삶이었다. 동병상련이랄까. 세상에 나만 고달픈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가 됐다. 매주 음악, 미술, 원예수업이 있다. 기본적인 내용이라 이 나이에 이런 공부를 왜 해야 하나 귀찮았다. 한달이 지나자 메마른 내 마음에 동심과 같은 감성들이 되살아 났다. 그래서 20대 시절의 꿈이었던 시를 쓰게 됐다. 얼마남지 않은 삶이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을 가져야 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1월 이곳을 떠나면서 김팔용(70·가명) 할아버지가 남긴 글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월 23일 해피스틸하우스(쉼터)를 건립했다. 쉼터 운영을 맡고 있는 경북도 노인보호기관에서 학대받는 노인들과 상담후 이곳을 연결시켜 준다.
 가족은 세상 누구보다 많은 사랑과 존중을 주고 받아야 할 핏줄이다. 그렇기에 이들로 인한 폭력 등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학대의 상처는 그만큼 깊고 치유하기 힘들다.
 이곳의 프로그램도 정서적 치유에 중점을 둔 `심리치료’이다. 동요를 비롯해 민요, 가요 등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다루는 ▷음악치료. 그림 그리기 추억회상 등의 ▷미술치료. 꽃꽃이 등으로 생명을 소중히 하는 ▷원예치료이다.
 매주 요일별로 강사가 방문해 가르친다.
 박 복지사는 “이곳에 거주하는 노인들은 가족의 학대에서 벗어 났다는 것 자체에 안도감을 느낀다. 서로의 고단한 삶을 나누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곳 나가면 갈곳 없는 할머니의 한숨
 거주 기간은 3개월. 1개월 연장이 가능해 최대 4개월이다. 정원은 5~6명.
 쉼터 관계자는 “지난해 남편의 폭력을 못이겨 이곳을 찾은 할머니가 4개월 후 나가게 됐다. 갈곳이 없는 할머니를 내보낼때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다. 마침 이날 손모(68)할머니가 자리에 계셨다. 생활이 어떻냐고 묻자 “여러가지로 편안하다. 참 좋은 곳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좀 있으면 퇴소해야 하는데 갈곳이 없어 큰 걱정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삶에 지친 탓인지 연령에 비해 힘들어 보였다.
 전국의 학대노인쉼터는 16개소. 그중 포스코의 해피스틸하우스가 시설이나 거주환경이 가장 좋다는 평가다. 해피스틸하우스는 포스코 임직원들의 급여 1% 나눔으로 모은 기금으로 건립됐다. 5억원이 들었다.
 올 하반기에 포항에 추가 건립할 계획이다. 더 많은 이들의 편안한 노년을 위한 배려이다.
 포스코를 비롯한 패밀리 임직원들은 2011년 10월부터 매월 자신의 급여 1%를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포스코 1% 나눔재단’이 설립됐다. 우리사회의 극심한 양극화 해소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다.
 1% 나눔운동으로 마련된 기금은 △소외계층지원 △지역사회 역량강화 △문화유산 보존계승에 사용되고 있다.
 #급여 1% 나눔은 사회 양극화 해소 
 해피스틸하우스는 가족에게 학대받는 노인들을 위해 건립됐다.
 이들에게 적절한 보살핌과 정서적·신체적 치유로 자존감과 삶의 의욕을 향상시켜 행복한 노년을 보내도록 도움을 주는 차원이다.
 소외된 계층에 대한 따뜻함. 높은 곳으로만 쳐다보지 않는 `낮은 곳으로 향하는’포스코의 사랑이다.
 광양에 2호가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서울에 3호(청소년 쉼터)를 준공한다.
 현재 급여 1% 나눔에 포스코 임직원 참여율은 96%, 계열사는 90%이다. 회사도 이에 부응해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기금을 내고 있다.

 지난 해 40억원의 기금이 모아졌고 같은 해 10월 태풍 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구호성금 30만달러를 보내기도 했다.
 포항제철소 행정섭외그룹의 30대 직원은 “내 급여의 1%가 어렵고 소외된 계층을 위해 쓰여 진다니 기분이 좋다. 세상은 서로의 부족한 것을 채우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야 삶이 아름답다”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포스코는 올해 외주파트너사 등의 참여로 기금이 7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문화 유산 보존 및 계승으로 `아리랑’의 세계화 프로젝트, `해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5월 27일 포항에서 다문화가정 부부를 위한 합동결혼식을 지원했다.
 #다문화가정의 행복이 우리의 기쁨
 포항제철소와 아름다운 사회 만들기 봉사단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포항의 다문화가정(베트남 ·필리핀·중국) 5가구를 선정해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 권기범(34)씨는 “어려운 살림으로 차일피일 미뤘는데 포스코 덕분에 결혼식을 올리게 돼 감사합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며 밝게 웃었다. 회사 측은 “행복하게 잘사세요. 당신들의 행복이 우리를 기쁘게 해주는 것입니다”며 축복했다.
 같은 해 10월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아트홀에 양복과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랑·신부들이 들어섰다.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증티탐(27)은 이곳에서 꿈에 그리던 결혼식을 올렸다. 한국인 남편과 생활한지 3년 만이었다. 포스코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증티탐과 같은 비슷한 처지의 다른 4쌍의 이주여성 부부도 함께 결혼식을 치뤘다.
 포스코는 다문화 결혼식 뿐만 아니라 다문화 언어영재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엄마 나라 말을 가르치며 가족간 소통과 교감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이다.
 또 결혼이주여성은 전문강사 교육을 받고 언어영재교실에 이중 언어강사로 채용되기도 한다.
 다문화 서포터즈도 있다.
 올해 인천 아시안게임의 홍보대사 `포스코 다문화 서포터즈’이다. 네팔, 대만, 러시아, 몽골 등 14개국 출신의 이주자가 포함된 다문화서포터즈는 오는 9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유능한 서포터즈로 거듭나게 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국 출신의 한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에 시집온지 7년 동안 가족여행의 기회가 거의 없었다.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가족·동료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 여성을 위한 지원은 일자리 창출에도 이어진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
 바리스타 양성교육 및 카페운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카페오아시아’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2월 서울 포스코센터에 마련된 1호점을 시작으로 직영점 3곳, 이주여성 고용을 통해 카페오아시아 브랜드를 부여받은 조합점 10곳 등 전국에 총 1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전국에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언어와 문화적 차이 등으로 생기는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상담전화 서비스 `다누리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모두 포스코패밀리의 `나눔’힘이다.
 노인보호쉼터 해피스틸하우스의 취재를 마치고 나오자 건조한 대지에 봄비가 내렸다. 생명의 싹을 틔우는 비다.
 안도현 시인의 `가을엽서’가 떠올랐다.
 한 잎 두 잎 나뭇잎이/낮은 곳으로/자꾸 내려앉습니다./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내가 가진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그대여/가을 저녁 한때/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사랑은 왜/낮은 곳에 있는지를.
 우리 사회의 `낮은 곳으로 향하는’ 포스코의 사랑과 오버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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