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엔 교수·기자·법관·종교인 피해야
  • 한동윤
총리엔 교수·기자·법관·종교인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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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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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조갑제의 차기 국무총리론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세월호 사고로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수락함에 따라 후임 총리 인선에 관심이 집중된다. “세월호 수습이 먼저”이기 때문에 총리 인선이 늦어질 수밖에 없지만, 사의를 밝힌 총리를 언제까지 둘 수 없기 때문에 머지않아 새 총리 후보자를 지명해야 할 상황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원로 언론인 조갑제씨가 차기 총리와 관련해 경륜 있는 의견과 충고를 던졌다. 이 전 총재는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총리를 (대통령) 수행원 정도로 생각하는 게 문제다. 권한이 별로 없는 총리가 현장에서 물벼락을 맞았다. 국가가 희화화(戱畵化)됐다는 느낌이 든다. 총리는 대통령이 역할과 권한을 주면 국가 운영을 주도하는 굉장히 중요한 자리지만 안 주면 하찮은 자리가 된다. 기능을 못하는 총리는 무게만 나가는 젖은 옷이 되고, 기능과 역할을 하는 총리는 가볍고 상쾌한 옷이 된다. 이번 사고의 총체적 해결은 대통령보다 총리가 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참고할만한 의견이다.
 조갑제씨는 “박 대통령은 사람을 쓸 때 `만만하고 아는 사람’을 선호한다고 한다. 한국은 남태평양의 섬나라가 아니다. 핵무장한 적과 그 동조세력을 상대하면서 5000만명의 안전과 생계와 복지를 유지해줘야 하는 직무를 가진 이가 대통령이다. 국무총리가 제1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보다 직설적이다.
 헌법상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행정각부를 통할하며, 국무위원을 제청하고, 국무위원 해임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뿐만 아니라 대통령 유고시 권한대행을 맡기 때문에 `만만하고 잘 아는 사람’을 선택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큰 일이 나면 만기친람형(萬機親覽型) 대통령은 외롭게 될 뿐만 아니라 잘한 일에 칭찬을 독식하면 잘못한 일엔 비난을 독식해야 한다는 게 조씨의 지론이다.
 그는 차기 국무총리를 선택할 때의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로 교수, 기자, 법관, 종교인 출신을 피해야 한다. 교수, 기자, 법관, 종교인은 큰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이 부족하고 논평엔 능하지만 위기 때 몸을 던지려 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국무총리 같은 큰 직책엔 정치, 행정, 기업, 군대의 경험자가 오히려 낫다고 결론지었다.

 두 번째는 “기능을 못하는 총리는 무게만 나가는 젖은 옷이 되고, 기능과 역할을 하는 총리는 가볍고 상쾌한 옷이 된다”는 말대로 헌법상 역할을 할 배짱과 능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독립적 역할을 보장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총리가 스스로 헌법상의 역할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충고다.
 셋째는 이념적 소신이 강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체제의 사활을 건 이념-무장 투쟁이 진행되는 나라에서는 진위(眞僞)-선악(善惡)-피아(彼我)구분이 확실하고 전략이 정확해야 하며, 이념이 가장 큰 전략이고 소신이어야 하며, 이념적 소신이 강한 이는 언론의 선동과 잘못된 여론을 따라가지 않는다는 게 조갑제씨의 진단이다.
 이밖에도 국무총리는 대통령 다음 가는 홍보맨이라고 전제하고 홍보의 핵심은 설득력인데, 이념적 소신과 직무 능력과 청렴성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홍보의 원천인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념적 소신과 직무 능력과 청렴성이 필수조건이라는 것이다.
 이회창 전 총재는 차기 국무총리 인선을 앞둔 박근혜 대통령에게 충고를 남겼다. “야당의 협조를 얻으려면 대통령이 수시로 야당 대표를 불러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 김대중 대통령과 아홉 차례 여야 영수회담을 했는데, 한두 번 의견 충돌이 있긴 했지만 대체로 서로 간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차기 총리 인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심려(心慮)가 깊어지고 있다. 인물은 많아도 인재(人才)가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것이다. 그렇다고 믿을만한 측근을 기용하면 또 `돌려막기’라고 비난을 퍼부을 게 뻔하다. 일각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준영 전남지사의 총리 기용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그 같은 땜질 처방의 응급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박 대통령이 누구를 총리로 기용하든 교수, 기자, 법관, 종교인 출신만은 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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