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둘러싼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장고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탈당파인 천정배 의원이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을) 탈당 해서 대통합신당을 만드는데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 외에도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을 촉구하는 세력은 많다. 입으로는 `개혁’을 외치지만 정치 윤리는 찾을 길이 없는 부도덕의 상징이다.
　천 의원은 손 전 지사에 대해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후보 선출 과정에 참여하는 것도 그분의 선택에 따라 할 수도 있다”고 영입 방법까지 제시했다. 그러면서 “정치권 잘못으로 깨져버린 사회적 연대를 되살리려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나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같은 분들이 반드시 한시 바삐 결단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연대가 깨져버린 책임을 져야 할 장본인에게서 반성과 자책은 아예 실종됐다. 
　천 의원을 포함해 정동영, 김근태, 강금실, 한명숙, 박원순 등 여권 대선주자들의 국민지지율은 3% 안팎을 넘지 못한다. 고건 전 총리가 사퇴했는데도 그렇다. 특히 천 의원은 지지율이 1%에도 미달한다. 이처럼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면 처절하게 반성하는 게 순서다. 그럼에도 야당 후보에 추파를 던지고 야당 분열을 부추기는 것은 상식조차 없는 행동이다.
　물론 손 전 지사가 여권에 빌미를 준 측면은 부인하기 어렵다. 신구 여권 출신들이 도모하는 제3의 모임에 참석해 축사하고, 시간을 쪼개 경선득표활동을 해야할 텐데도 산사에 들어가 칩거하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여권의 추파를 초래한 책임이 있다. 이제 손 전 지사는 하루빨리 산에서 내려와 중앙당의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 또 천 의원 등 여권은 야당을 흔들어 파괴하려는 행동을 사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