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의 음란 동영상 초동단계에 제압해야
  • 경북도민일보
포털의 음란 동영상 초동단계에 제압해야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3.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도 선/(언론인)
 
 
 인터넷 사용자들이 스스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는 이른바 `손수제작물(UCC)’을 둘러싼 물의가 우려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18일 야후코리아의 동영상 코너 `아미’에 남녀의 성행위 장면이 여과없이 드러난 1분 분량의 동영상이 떴다. 별도의 로그인이나 성인 인증 절차가 없어 어린이도 클릭만 하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로 방치된 이 동영상은 기자들의 취재 문의가 몰려 삭제될 때까지 약 5시간 40분 동안 조회건수가 무려 2만5000여 건에 이르며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불과 이틀 만인 20일 다음의 TV팟 채널 `엽기’ 섹션에 여성 상반신을 드러낸 음란 동영상이 게재됐고 국내 최대의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는 이날 새벽 4시간 동안 외국 여성의 전라 사진 4장이 노출되는 사건이 터졌고 네이버의 문답 코너 지식in의 건강.의학 분야에는 남성 성기 사진 2장이 1개월이 넘는 `장기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야후의 음란 동영상 게재 파문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다음과 네이버에도 음란 동영상과 사진이 잇따라 노출됨으로써 포털들은 유해 콘텐츠 불감증에 걸렸다는 비난의 포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앞서 작년 9월에는 역시 네이버에 집단 강간동영상이 18일 동안이나 방치됐고 판도라TV의 동영상 UCC 사이트에는 강간 장면이나 여성이 침실에서 진행하는 개인 방송이 방영돼 물의를 빚는 등 음란 UCC가 문제화될 조짐은 진작부터 엿보였다.
 그런데도 포털들은 동영상 UCC가 인터넷 최고의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자 업체마다 현금이나 경품을 내걸고 UCC 확보에 열을 올렸을 뿐, 음란 콘텐츠 등 충분히 예상되는 부작용을 예방하고 대처할 수단을 강구하는 일에는 소홀했으니 비난을 받아도 싸다. “모니터링 인력이 부족하다”거나 “메인 페이지가 아니어서 모니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등의 변명이 군색하게 들리는 것은 이런 연유에서다.
 정보통신 기술의 눈부신 발달과 더불어 이제 막 방향성을 탐색하고 있는 UCC는 인터넷의 또 다른 세상이다. 초창기인 지금 길을 잘 들이면 네티즌의 창의성을 담아낸 독특한 의사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만 자칫하면 파괴력이 악플 못지않은 저질 문화를 우리 사회에 추가시킬 뿐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시사 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유(You)’를 선정한 것도 새로운 문화 트랜드로서 UCC의 힘과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종기가 더 커지기 전에 잘라내 UCC가 건전한 문화로 커나갈 길을 터주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대다수 포털과 동영상 UCC 사이트는 이용자가 UCC를 올린 뒤 모니터 요원이 음란물과 저작권법 저촉물을 걸러내는 사후 관리를 실시하고 있어 휴일이나 평일 밤시간대는 구멍이 뚫린다니 이 문제부터 해결해 놓고 볼 일이다. 그리고 텍스트파일의 `금칙어’ 같은  것을 동영상에도 적용하거나 클릭이 갑자기 폭증할 경우 자동적으로 검색이 가능한 기술 등을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
 수사 당국이 나서고 정책 당국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지만 UCC를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막 꽃 피우기 시작한 UCC를 황폐화시킬 소지마저 있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