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펜션’
  • 김용언
`억지 펜션’
  • 김용언
  • 승인 201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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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억지’는 생각이나 행동을 무리하게 관철해보려는 고집이다. 때문에 억지다짐이니, 억지 웃음이니 하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메말라진다.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는 속담은 억지의 약발에 대한 찬양일까, 비난일까.
 비슷한 말로 `억지춘향이’도 있다. 이무영의 `흙의 노예’에 `억지춘향이’가 나온다. “그들의 농사란 생나무 휘어잡기다. 억지 춘향으로 끌어내고 꾸어대고 휘어잡고 마치 아닌 밤중에 물난리나 치는 듯이 모내기를 끝내 노면 또 딴 쪽 일고가 터진다.”

 요즘 포항에 희한한 건물이 지어지고 있어 도마 위에 올라있다. 흥해 해안가 절벽에 지어지고 있어 펜션으로 쓰일 것으로 의견들이 모아지고 있는 건물이다. 문제는 건물의 용도가 아니라 위법성이다. 무허건물 인데다 해병부대와도 얽힌 진입도로가 버젓이 나있어 더욱 의혹이 쌓이고 있다고 한다. 보도되는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건축주의 억지가 일을 밀어붙여온 것 같다. 경찰도, 포항시도, 해병대도 휘말리기만 했을 뿐이지 적절한 대응을 못하는 모양새다.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리기 싫은 관(官)은 손 쓸 생각도 없이 우두망찰하여 두손만 맞잡고 있다. 그 사이에 건물은 계속 올라가고만 있다는 얘기다. 그야말로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는 속담 그대로인 것 같다. `억지 춘향이’의 생생한 실례로 꼽히게 생겼다.
 때마침 민선 6기가 돛을 올렸다. 새 의자에 앉은 이강덕 포항시장은 경찰출신이다.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의 인물이 새 시장자리에 오른 셈이다. 이제껏 미지근하게 대응해오던 포항시의 자세가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거리다. 취임초기인 시장이 뭐 할일이 없어서 불법건축물 한 채에 매달리겠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더 큰 문제는 포항에는 불법펜션 건축물이 줄줄이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한다. 포항시가 이를 적극 막고 나선 전례 또한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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