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 “더 강력한 통합 이룩해야” 주장
유럽의 미래를 말하다
앤서니 기든스 지음·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l 336쪽 l 2만원
2차대전 직후인 1946년 9월, 윈스턴 처칠은 스위스 취리히대학 연설에서 유럽공동체 구축을 제안했다. 그는 유럽공동체가 `확장된 애국심과 공통의 시민정신’을 부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7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유럽은 유럽연합(EU)을 통해 정치·경제적 공동체를 상당 부분 이뤄냈다. 그러나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분쟁, 회원국의 자국 이기주의, 유로화 체제 불안정 등 EU의 어두운 앞날을 시사하는 요인도 적지 않다.
`제3의 길’을 쓴 사회학자이자 EU의 확고한 지지자인 앤서니 기든스 역시 EU에 내재한 불안요인을 가벼이 여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 `유럽의 미래를 말하다’에서 “강력하게 통합된 EU는 세계적 권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며 유럽이 더욱 높은 수준으로 통합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EU가 존속 자체를 의심받을 만큼 `소란스러워진’ 이유를 분석하고 `강력한 대륙’으로 발돋움할 방안을 제시한다.
기든스가 먼저 지적하는 EU의 문제점은 민주주의와 리더십 결여다. 그는 EU 이사회·집행위원회·유럽의회를 EU의 평상시 업무를 집행하는 `EU1’으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을 사실상 EU를 운영하는 `EU2’로 분류한다.
문제는 `실권자’들인 EU2가 말로는 EU를 지지한다면서 실제로는 자국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점이다. 민주적이지도, 합법적이지도 않은 이 조직을 내세워 `확장된 애국심과 공통의 시민정신’을 요구하기란 무리라는 것이 기든스의 지적이다.
아울러 효과적인 실행 수단이 없거나 현실화가 불가능한 미래 전략과 로드맵의 난립을 뜻하는 `종이 유럽’도 EU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으로 거론한다.
기든스는 유럽을 본질적으로 안정된 대륙으로 보는 견해에 반대하면서 즉각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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