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일본 - 노벨상 수상자 일본 19명 한국 1명
  • 한동윤
무서운 일본 - 노벨상 수상자 일본 19명 한국 1명
  • 한동윤
  • 승인 201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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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과학상 수상자는 일본 16명 한국 0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배가 아파도 너무 아프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일본인 3명이 공동 수상하자마자 느낀 솔직한 심정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일본에 졌을 때 배가 아픈 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19대 1. 일본과 한국의 노벨상 수상자 수다. `일본을 우습게 보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인 한국이 땅을 치고 통곡해도 시원치 않다.
 19명 가운데 과학상 수상자가 16명이다. 문학상-평화상을 합해 19명이다. 1대 19가 무서운 게 아니라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16대 0이라는 사실이 더 공포스럽다. 아시아에선 일본이 단연 1위이다. 중국은 11명, 이스라엘이 12명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후 노벨평화상을 받고 우쭐했던 게 너무나 부끄럽다.
 노벨상은 국력의 표본이다. 가장 많은 수상자를 낸 나라는 미국, 350명이다. 다음이 영국으로 120명, 3위는 독일 101명, 프랑스가 4위로 66명이다. 유럽에선 스웨덴 30명, 러시아 27명, 스위스 26명, 오스트리아 22명, 이탈리아 20명, 네덜란드 19명, 헝가리 12명이다. 우리에게 `한류(韓流)’와 `삼성’이 있고, `현대’가 있다고 건방 떨 이유가 없다. 김대중 노벨평화상이 `로비’의 결과니 뭐니 시비가 일었던 것을 기억하면 땅 속으로라도 기어들어가고 싶다. 정말 일본이 무섭다.
 2000년대 이후만 따지면, 노벨 과학상에서 일본은 미국, 영국에 이어 `빅3’다. 2000년 이후 일본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급증한 데에는 일본 과학자들의 성과가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일본은 1949년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아, 일본 국민의 기쁨이 됐다. 히데키 박사에게 노벨상을 안겨 준 논문은 1934년에 작성됐다.
 이공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 대학도 다양해졌다. 19명의 수상자가 졸업한 학부는 교토대 6명, 도쿄대 4명, 나고야대 3명 외에 도쿄공업대, 도호쿠대, 홋카이도대, 나가사키대, 고베대, 도쿠시마대, 에히메대 각 1명이다. 지방의 시골대에서도 노벨과학상이 나온 것이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한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 미 UC샌타바버라 교수는 지난 7일 일본 TV아사히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축하인사를 전하자 “일본의 연구자는 불쌍하죠. 샐러리맨입니다. 훌륭한 연구를 해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잖아요”라고 모국을 비난했다. 과학자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은 일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그는 심지어 “일본에서 창업을 생각하는 의욕 있는 젊은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 텐데요”라는 질문에 “미국으로 오라고 조언하고 싶네요. 일본은 법 체계부터 시작해 각종 시스템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에요. 미국은 다릅니다. 영어? 못해도 돼요. 아이디어만 있으면 됩니다”라고 대답했다.
 문제는 과학자의 활동 여건이 일본이나 한국이 비슷한 데 왜 한국 아닌 일본에서만 계속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계속 나오느냐는 것이다. 한국 과학자와 일본 과학자가 DNA부터 차이가 있는 것일까?
 자연과학에 대한 일본의 투자는 100여 년 전인 19세기 말 시작됐다. 1868년 메이지(明治) 유신으로 근대화의 기초를 마련한 일본은 기초과학 거점대학으로 1877년 도쿄대를 창립했고 1917년에는 이화학(理化學)연구소를 세웠다. 2차 대전 패전 뒤에도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이어갔다. 2012년 일본의 총 연구개발비는 1998억 달러(약 214조 원)로 한국(492억 달러)의 4배다.
 일본 정부는 1995년 과학기술 기본 계획에서 50년간 노벨상 수상자 30명 배출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국제 과학계는 “노벨상이 국가가 목표를 정한다고 달성할 수 있는 대상이냐”며 코웃음쳤지만 결국 그 국가 목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무한정 빠져 한 우물을 파는 일본인 특유의 `오타쿠(마니아)’ 문화와 장인정신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도 한 요인이다. 2002년 화학상 수상자인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씨는 학부 졸업 뒤 줄곧 회사원으로 일한 기술자다.
 물론 한국이라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2010년 미국에서 과학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일본인 235명, 중국인 4395명, 한국인 1137명이다. 머지않아 한국출신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쏟아져 나오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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