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를 미국에서 가질 수 있었다. 나무가 많고 공원이 있어 바비큐를 즐기는 주민들에게 훌륭한 쉼터 노릇을 하고 있는 동네였다.이곳에서 늦가을의 `낙엽 파도’를 또한번 봤다. 영화에서 본 그대로 였다.
구미(歐美) 선진국들은 공원녹지를 포함한 녹지면적의 총량규제치를 설정한다고 한다. 실제로 영국의 피털리는 공원녹지 면적이 1인당 145㎡나 된다. 한국의 도시 대부분이 한자리 숫자에 지나지 않음을 생각하면 꿈같은 이야기다. 지금은 도시녹지·공원을 환경시설로 보는 시대라는 어느 전문가의 말이 생각난다.도시 미화 차원을 벗어났다는 것이다. 온난화니, 이산화탄소니 하는 말들을 떠올리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지적이다.
포항시가 2014년까지 시내 130곳 29만3078㎡를 녹지공간으로 조성한다고 한다.이미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한 것이라니 12년 사업인 셈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돈은 181억원이다. 가뜩이나 딱딱한 철강도시의 이미지에 녹색을 덧씌운다니 한결 신선해지는 느낌이 든다.도심에 숲이 우거지면 시내 기온도 내려갈 것이다.
때마침 오늘이 식목일이다. 그러나 공휴일은 아니다. 그저 행사용이다. 하기야 전문성이 없는 사람이 봐도 이제서야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늦어도 한참 늦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날씨가 더워진 탓에 대규모 식목은 이미 오래전에 마친 터다.
식목일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을 길게 내다보는 녹화 정책이다.속성수나 잔뜩 심어 녹화 실적만 올려놓고는 얼마 안가 도로 뽑아내느라고 생돈 들이는 일은 없어야 겠다는 이야기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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