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와 김문수, 개헌(改憲) 대 호헌(護憲)
  • 한동윤
이재오와 김문수, 개헌(改憲) 대 호헌(護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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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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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헌법 바꿔 달라는 사람 못 봤다”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이재오와 김문수. 두 사람은 1990년 민중당을 창당해 정치에 동시 입문했다. 두 사람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했으나 동반 낙선했다. 이념 성향도 비슷했다.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전 경기지사)은 운동권 출신으로 대학 시절 노동 운동에 뛰어들어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전태일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을 지냈다. 1970년대 중반 민청학련 사건으로 대학에서 제적됐고, 서노련 핵심 조직원으로 활동하다 1986년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1994년 “혁명의 시대는 갔다”는 말을 남기고 민주자유당에 입당하였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중앙대학교 농촌사회개발학과에 입학했으나 한·일회담 반대투쟁을 주도하다 제적당했고, 이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을 거치면서 긴급조치 9호 위반 등으로 30년간 5번 투옥되었다. 이 의원 역시 1994년 민주자유당에 입당해 운동권을 졸업했다. 김문수, 이재오 두 사람 모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탁했다.
 두 사람의 현 소속은 새누리당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보는 완전히 다르다. 김 위원장이 보수혁신위원장으로 새누리당 개혁에 앞장선 반면 이 의원은 `개헌’에 올인하고 있다. 출발선이 좌(左)였지만 지금은 거의 상극(相剋)이나 다름없다.
 김 위원장은 11일 `무회의 무세비’, `불출석 무세비’를 주장했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보수혁신위 출범 이후 나온 안건을 추인 받기 위해 직접 단상에 올라 “국회의원 세비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을 이야기 했는데 무회의 무세비, 불출석 무세비 원칙에 따라 이 부분을 근본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회의원 세비는 장관 세비보다 조금 낮고 차관보다 높은 것으로 돼 있는데 이 수준은 어떤 전문가나 외부에서도 문제 제기가 없었다”면서 “다만 감옥에 가 있는 사람이나 국회가 개원도 안 되고 회의는 한 번도 열리지 않는데 세비를 받아가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를 모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된 통진당 이석기 의원이 세비를 꼬박꼬박 챙기는 데 대한 문제 제기다. 김 위원장은 “국회의원 세비를 국회의원 스스로 정하는 현행 제도를 없앨 방침”이라고 밝혔다. “세비를 스스로 조정하는 것은 공직자 중 국회의원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박수소리가 들린다.
 김 위원장의 보수 혁신 아젠다 발표 하루 전인 10일 여야의원 35명이 `개헌특위 구성 요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 선봉이 이재오 의원이다. 그는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회내에서 개헌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둑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이미 독자적으로 개헌발의선과 의결선을 확보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개헌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러나 개헌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동과 김무성 대표의 개헌 발 빼기로 동력(動力)이 많이 상실된 상태다. 특히 김문수 위원장은 “국민이 지금 바라는 것은 `정치 좀 바꿔라. 여의도 좀 바꿔라. 그리고 먹고살게 좀 해줘라. 희망을 좀 달라’ 저는 이렇게 듣고 있다”며 “저보고 헌법을 바꿔 달라고 하는 사람은 아직 못봤다”고 이 의원의 개헌 주장을 비판했다. “4·19 때 내각제 개헌을 했다가 1년도 안돼 쿠데타를 불러왔다”는 말도 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그 분들은 본인이 대통령이 돼서 권한을 다 행사하고 싶어서 그런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의원이 추구하는 개헌은 `분권형 대통령제’다. 대통령은 외교-통일-국방과 즉, 국가 원수직은 대통령이 갖고 행정부 수반, 즉 내각 수반은 국무총리가 갖는 이원집정부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주장했다가 꼬리를 내린 것도 이원집정부제다.
 현행 헌법은 1987년 `5월 항쟁’의 결과물이다. 지금의 야당이 아스팔트 투쟁과 넥타이부대들의 “대통령 직선제” 요구에 따라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것이다. 현행 헌법으로 두 명의 대통령이 야당에서 나왔다. 그런 헌법을 지금 야당이 앞장서 바꾸자는 것이다. 거기에 이재오 의원이 선봉에 있고, 김문수 위원장은 그 반대에 섰다. 국민들이 과연 누구에게 박수를 보낼까? 궁금하다. 대권주자 지지도에서 김 위원장은 이 의원에 앞선다. 이 의원은 아예 수치가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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